[현대차 新 AI] ADAS 고도화...엔비디아와 ‘자율주행 두뇌’ 연구 전념

2025-11-05     조재환 기자
점선과 실선을 구분할 수 있는 기아 EV5의 디지털클러스터 ADAS 그래픽 /사진=조재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엔비디아와 함께 다양한 주행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자율주행 두뇌’ 마련에 힘쓴다. 이들의 협력안은 2026년 공개될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페이스카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의 협력은 2015년부터 시작됐지만 주행보조시스템(ADAS) 기술 협력이 본격화한 것은 2022년부터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 드라이브(DRIVE)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ccOS’를 적용한 뒤 ADAS를 정교화하는 데 집중했다.

당시 자율주행 담당이었던 엘리 카니 엔비디아 자동차플랫폼 부사장은 “10여 년 전 소비자 전자기기 수준의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선보였던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의 힘으로 시스템을 다시 한 번 혁신하고 있다”며 “우리는 현대차그룹의 차량 수명 전반에 걸쳐 안전성과 가치,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칩 공급자를 넘어 현대차그룹이 SDV 전략을 본격화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미다.

현대차그룹은 이후 기존 클러스터에만 표시되던 ‘핸들을 잡으십시오’ 경고 메시지가 헤드업디스플레이(HUD)에도 표출되도록 개선했다. 과거에는 ADAS를 실행하면 클러스터 그래픽이 도로의 실선과 점선을 구분하지 못했지만 최근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이 같은 한계를 보완했다.

엔비디아의 지원을 받은 현대차그룹은 테슬라에 없는 ‘핸즈온디텍션(Hands-on Detection)’ 기능을 신형 차량에 적용하고 있다. ADAS 경고가 나올 때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을 가볍게 잡으면 경고가 해제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기능이 없는 차량은 경고 시 스티어링휠을 좌우로 흔들어야 하며 테슬라의 경우 다이얼을 조작해야 한다.

 

기존 현대차와 기아 차량들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ADAS 그래픽이 적용된 기아 타스만 /사진=조재환 기자

 

현대차는 2024년 ‘스마트크루즈컨트롤2(SCC2)’라는 새로운 ADAS 기능을 개발했다. 운전자가 ADAS 경고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차량이 스스로 차로에서 정지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이는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등 일부 브랜드에 이미 적용됐지만 현대차그룹 차량에 탑재될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의 ADAS는 여전히 끼어드는 차량을 예측·대응하는 능력이 테슬라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테슬라는 북미에서 E2E(End-to-End) 기반의 자율주행 기능이 적용된 ‘로보택시’ 구현 지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현대차와 구글 웨이모가 추진 중인 자율주행차 투입 시점은 아직 불투명하다.

테슬라보다 자율주행기능 상용화에서 다소 뒤진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엔비디아의 옴니버스와 코스모스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옴니버스 플랫폼은 현실과 유사한 센서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으며 코스모스 플랫폼은 자율주행용 합성 데이터를 생성하고 필터링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역별 주행환경과 조건의 디지털트윈을 구축하고 광범위한 시뮬레이션으로 자율주행 기술 개발 과정을 고도화하는 방안을 시험하고 있다”며 “이를 이용해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자율주행 기술의 선두에 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 간 ADAS 협력의 결과는 2026년 공개될 SDV 페이스카에서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는 10월31일에 진행된 3분기 실적발표에서 엔비디아와 협력한 SDV 기술 양산 차량의 상용화 시점을 2028년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