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부자 증세’ 맘다니 당선에 긴장

2025-11-06     최경미 기자

미국 뉴욕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의 조란 맘다니가 당선되며 월가에서 뉴욕의 기업 경쟁력과 비즈니스 환경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사진=뉴욕주 감사원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맘다니의 당선이 확정된 이후 월가에서 세계 금융 중심지인 뉴욕의 지위가 흔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투자사 잉걸스앤드스나이더의 팀 그리스키 수석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맘다니의 승리는 매우 흥미로운 실험이 될 것”이라며 “그가 실제로 뉴욕시를 얼마나 바꾸려 하는지, 또 시민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맘다니의 캠페인 핵심 주제는 생활비 부담 완화였다. 그는 주거비 안정, 아파트 임대료 동결, 버스 무료화, 보편적 아동 돌봄 서비스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특히 뉴욕의 고소득층에 대한 세금 인상과 법인세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금융업계를 중심으로 뉴욕시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불거졌다.

뉴욕 시장은 월가를 직접 규제하지 않지만 뉴욕이 기업 친화적인 도시로 인식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퍼싱스퀘어 설립자 빌 애크먼과 서드포인트 댄 로엡 최고경영자(CEO) 등 금융계 거물들은 맘다니의 당선을 막기 위해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투자자들은 맘다니가 제기한 생활비 위기 문제에는 공감하는 힌편 세금 정책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오사익의 필 블랑카토 수석 시장 전략가는 “뉴욕에서 방 하나인 아파트가 월 5000달러에 달하는 현실은 지속 불가능하다”며 “이런 불만이 맘다니의 승리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소기업과 대기업 세금 인상은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모투자 및 중소기업 대출업체 카디프의 딘 률킨 최고경영자(CEO)는 “정책은 선거 때의 강경 발언에서 완화되는 경우가 많지만 다른 대도시들이 같은 길을 걷는다면 시장은 세금·규제 리스크를 반영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월가의 주요 인사들은 맘다니와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경제단체인 ‘뉴욕시를 위한 파트너십’의 캐서린 와일드CEO에 따르면 맘다니는 월가 은행, 사모펀드, 로펌 등의 경영진들과 직접 회동했다. 또 맘다니 측은 당선 시 함께 일할 기업인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디. 

스파르탄캐피털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맘다니의 승리에 따른 우려는 다소 과장됐다”며 “그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러 제약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뉴욕 시장 선거와 함께 진행된 다른 주지사 선거 결과에도 주목했다. 이번 선거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단)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유권자들의 여론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여겨졌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버지니아와 뉴저지에서 잇따라 승리하면서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이 불리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리스키는 뉴욕 시장 선거와 민주당의 버지니아과 뉴저지 승리를 함께 놓고 볼 때 “워싱턴 행정부에 대한 강한 반대 신호”라고 평가했다. 도이체방크는 “이번 선거는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반(反)여당 기류가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기 신호”라고 분석했다. 해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제이미 콕스 대표는 “이번 선거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에 매우 큰 경각심을 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