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연말 순이자마진 방어 '총력'…이호성표 수익성 개선 전략은
하나은행이 3분기 누적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했지만, 2년 만의 '리딩뱅크' 탈환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한 외형 성장은 성공했지만, 저원가성 예금 비중을 늘리지 못해 수익성 지표가 크게 개선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발맞춘 기업금융 확대와 함께 근본적인 수익 체력 개선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하나은행은 기업대출 자산을 꾸준히 늘리는 한편, 플랫폼 제휴 확대 등을 추진해 저원가성 예금 비중을 확대해 조달비용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3분기 순이익 1조482억원을 거둬 전분기보다 4% 줄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누적 순이익은 3조1333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2.7% 증가해 4대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 가운데 3위 자리를 지켰다.
누적 순이익 기준으로 국민은행(3조3645억원), 신한은행(3조3561억원)과 격차가 2000억원 이상 벌어진 것이다. 이 행장이 정부에서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에 기반해 기업대출을 확대했지만 수익성이 따라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3분기 말 원화대출금은 317조722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기업대출이 전 분기 대비 3.3% 증가한 177조1900억 원에 달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가계대출 역시 1.7% 성장한 140조5310억 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3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50%로, 전 분기(1.48%) 대비 0.02%p 상승하는 데 그쳤다. 포용금융에 집중하면서 NIM 방어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하나은행의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3분기 기준 32.9%에 머물러 2분기(33.1%)와 비교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공격적인 기업대출 성장에도 건전성 비율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3분기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35%로 전 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3분기 연체율은 0.36%로 전 분기(0.35%) 대비 0.01%p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내년 성장을 위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 ABCDE(인공지능, 바이오테크놀로지, 문화·콘텐츠, 방위·우주항공, 에너지전환) 등 5대 첨단산업에 대한 기업대출 지원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3분기 원화대출금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4.9%로 4대은행 중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하기 위해 플랫폼 기업과 제휴도 확대할 예정이다. 올 초 당근마켓의 간편 송금 및 결제 시스템을 전담하는 당근페이와 '당근머니 하나통장'을 출시했고, 최근 놀유니버스(야놀자)와 '여가 플랫폼 기반 디지털 금융서비스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부응해 우량 중소기업과 첨단산업 지원을 확대하고, 건전성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며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확대와 구조적 저성장 위기 속에서도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전사적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