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월 일자리 15만개 감소…22년 만에 최대 규모
미국에서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해 기업들이 감원에 나서면서 10월 일자리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현지시간) 미 고용정보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는 10월에 15만3075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 대비 183% 급증하고 전년 동월 대비 175% 늘어난 수치다. 또 10월 기준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업체의 최고수익책임자인 앤디 챌린저는 “2003년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혁신적인 기술이 시장 지형을 바꾸고 있다”며 “일자리 창출이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저조한 시점에 4분기에 감원을 발표하는 것은 특히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챌린저에 따르면 AI 도입에 따른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기술 산업에서 감원이 가장 많았다. 기술 부문 기업들은 일자리를 3만3281개 줄였는데 이는 9월 대비 약 6배다.
소비재 부문에서도 3409개의 일자리가 감소하며 전월 대비 크게 늘어났다. 셧다운의 직격탄을 맞은 비영리 부문은 올해 들어 총 2만7651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19%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기업들이 발표한 감원 규모도 총 110만건으로 전년 대비 65% 늘었다. 또 이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자료는 노동시장 동향을 파악해 볼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다만 챌린저의 월간 통계는 변동성이 큰 편이다. 또 셧다운이 지속되는 가운데 계속 집계되는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에서는 아직 감원 가속화 신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전날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는 10월 민간 부문 순고용이 전월 대비 4만2000명 증가하며 두 달 연속 감소세에서 벗어났다고 발표했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계자들은 최근 노동시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표출하고 있다. 연준은 9월부터 이틀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2월 금리인하를 확실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지만 시장에서는 연준이 추가 경기 둔화를 선제적으로 막기 위해 연준이 12월에도 0.25%p의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챌린저는 “일부 산업은 팬데믹 시기의 채용 급증 이후 조정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AI 도입, 소비 및 기업 지출 둔화, 비용 상승 등으로 인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채용을 중단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지금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새로운 직장을 빠르게 구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고 이는 노동시장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