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플랜트·토목 '수주 부진' 가이던스 대폭 하향
DL이앤씨가 3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 올해 수주 가이던스를 대폭 하향했다. 사업 부문 중 플랜트와 토목의 신규 수주가 부진해 낙폭이 컸다. 이에 올해 수익성 중심 경영이 성과를 보였으나 이를 상쇄한 수주 실적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L이앤씨의 올 3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1조9070억원, 영업이익 1168억원, 수주 3조167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40.1% 증가해 영업이익률은 6.12%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 중심 경영이 성과를 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239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2709억원)을 웃돈다.
다만 올해 신규 수주가 부진해 가이던스가 하향됐다. 조정된 수주 가이던스는 9조7000억원으로 당초 목표였던 13조2000억원에서 26.52% 줄어들었다. 이 중 플랜트는 2조9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급감했으며 토목은 2조4000억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축소됐다.
플랜트와 토목의 수주 공백이 커지면서 수주 가이던스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플랜트 신규 수주는 3분기 26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9.61% 급감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1415억원에 그쳤고 전년동기 대비로는 60.99% 감소했다. 토목 신규 수주는 3분기 6727억원으로 전년동기(6839억원) 대비 소폭 감소에 그쳤으나 3분기 누적은 8803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1.12% 줄었다.
완전자회사 DL건설의 수주 가이던스가 2조5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하향된 데는 8월 의정부 현장 추락 사망사고와 토목 원가율 상승, 미분양 대손 리스크 등이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를 비롯한 사업 부문의 부진을 주택이 메우고 있다. 주택 신규 수주는 3분기 누적 3조709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0.33% 증가했다. 주택이 선전하면서 연간 수주 가이던스는 5조4000억원에서 6조6000억원으로 상향됐다.
주택을 제외하고는 수주가 부진했던 만큼 내년 실적도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그간 높은 마진으로 이익을 견인했던 플랜트 수주 부진이 걸림돌일 수 있다. 플랜트 원가율은 지난해 1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80% 초중반으로 양호해 변동성이 큰 주택과 토목을 보완해왔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랜트 마진이 좋은 편이라 수주 축소가 이익에 미치는 체감도가 크며, 주택 마진 개선도 상쇄할 수밖에 없다"며 "내년 하반기 플랜트 매출은 미국 골든트라이앵글폴리머스(GTTP) 프로젝트와 한국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준공 등으로 감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건설업은 수주 산업이며 신규 수주는 향후 수년간 매출의 기반이 되는 만큼 꾸준히 일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DL이앤씨의 수주잔액은 2023~2024년 말 30조원 이상이었으나 올 3분기 말에는 27조5463억원으로 감소했다.
한편 DL이앤씨 연간 가이던스에서 수주 외 실적도 하향됐으며 매출은 7조8000억원에서 7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5200억에서 3800억원으로 각각 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