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셀트리온 상무 "신약개발사 전환, AI가 시간 앞당길 것" [현장+]

2025-11-07     김나영 기자
윤석민 셀트리온 관리운영 담당장(상무) / 사진 = 김나영 기자

"결국 신약이라는 건 후보물질을 어떻게 개발하느냐의 문제인데, 인공지능(AI)이 그 시간을 줄여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윤석민 셀트리온 관리운영 담당장(상무)은 7일 인천 송도 경원재 바이 워커힐에서 열린 'IFEZ X K-BioX ABDD(AI Biohealthcare Drug Discovery) 서밋'에서 이같이 말하며 신약 개발 과정에서의 AI 활용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케이바이오엑스(K-BioX)가 공동 주최했다. 셀트리온 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로직스, LG AI Research 등 국내 주요 바이오 기업과 해외 석학들이 참여해 AI 기반 신약 개발 전략과 협력 방안 등을 공유했다.

 

신약 개발사 도약, AI로 시간 단축

현장에서 만난 윤 상무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최근 바이오시밀러 기업을 넘어 신약개발사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면서 내부적으로 AI 활용 논의가 활발히 오가고 있다. 후보물질 발굴 단계에서부터 AI를 활용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효율성을 높이려는 전략적 판단이다.

윤 상무는 "셀트리온은 지금 신약개발사로 전환하고 있다"며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AI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서진석 사장과 회장을 중심으로 '차차 시도 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 돼가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은 올 6월 신약연구본부에 AI 기반 신약개발 전담 부서인 'AI 부트캠프'를 신설하며 연구개발 혁신에 나섰다. 이 부서는 신약 타깃 발굴 및 검증과 후보물질 도출, 바이오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통한 제품 개발 지원 등 업무를 AI 기술과 결합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테크바이오 기업 '포트래이(Portrai)'와 공간전사체 및 AI 기술을 활용한 신약 탐색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셀트리온은 포트래이에 총 계약금 8775만달러(약 1259억원)을 주고 최대 10종의 신규 타깃에 대한 독점권을 확보했다. 회사는 포트래이의 자체 AI 분석 플랫폼 'PortraiTARGET'을 활용해 실제 환자 조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약 표적 발굴에 착수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번 계획으로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표적 중심의 차세대 신약 후보를 도출하고 항암·자가면역질환 등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영역으로 연구 범위를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초기 개발에 유용한 기술, 보안 문제는 고려 사항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7일 인천 송도 경원재 바이 워커힐에서 'IFEZ X K-BioX ABDD(AI Biohealthcare Drug Discovery) 서밋' 행사를 개최했다. / 사진 = 김나영 기자

셀트리온은 AI 활용 방안으로 주로 초기 후보물질 발굴 과정에서의 시간 절감에 초점에 맞출 전망이다. 그는 "AI는 신약개발 과정 중에서도 특히 초기 후보물질 탐색에서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결국 신약이라는 건 후보물질을 어떻게 개발하느냐의 문제인데, AI가 그 과정을 단축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AI가 기전 분석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오늘 행사에서 AI 기술이 보여준 건 약물의 작용 기전을 예측하고 추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윤 상무는 "어떤 기전을 주력으로 할지 구체적인 개발 방향은 미래전략실 등 내부에서 논의 중"라고 설명했다.

다만 AI 활용 확대에는 기술보안 이슈가 동반된다는 점도 내부에서 신중히 검토되고 있다. 특히 바이오 기업은 기술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정보 보안은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는 미국 의료정보보호법(HIPAA), 유럽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등 의료·바이오 데이터 보호에 대한 감독과 적용이 강화되는 추세다. 

그는 "셀트리온은 국가 전략산업기술 보유업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면 안 되는 만큼 AI를 쓰더라도 보안 문제를 함께 고려하고 있다"면서 "전사적인 AI 전환보다는 신약개발에만 국한해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