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무단 소액결제 피해보상 '4분기부터 실적 반영'
KT가 3분기 호실적을 냈지만 4분기부터 무단 소액결제·개인정보 유출 사고 보상 여파를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KT는 이달 5일부터 전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심(USIM) 무상 교체를 지원했다. 이러한 피해 보상과 정보보호 투자비 증가로 인해 재무 부담을 떠안게 됐다.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7일 실적발표 뒤 콘퍼런스콜에서 "전 고객 대상 유심 교체 비용은 4분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라며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무료 데이터, 15만원 상당 단말기 요금 할인은 미래 발생 시점에 비용으로 인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SK텔레콤도 해킹 사고 뒤 전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심 뮤상 교체를 진행하며 수천억원대 비용을 한 번에 지불했다. 이 영향으로 3분기 별도기준 영업손실,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비슷한 상황인 KT도 향후 실적 악화를 각오해야 하는 맥락이다.
장 CFO는 4분기 실적 전망에 관해 "시행 중인 고객 보상안 비용 반영, 과징금 부과 불확실성이 있어 보수적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무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3분기까지 안정적인 실적을 보였으므로 올해 연간 실적은 전년 대비 성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2024년 8월부터 약 11개월 동안 KT 이용자 368명이 총 319만원에 이르는 무단 소액결제 피해를 입었다. K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중심이 된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와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KT가 부담하게 될 최종적인 피해 보상 규모는 해킹 조사·수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KT는 향후 5년간 1조원 이상 정보보안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장 CFO는 "이미 연간 1200억~1300억원 규모 투자를 했기 때문에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규모"라고 설명했다.
향후 대표이사가 교체돼도 밸류업 계획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섭 대표는 지난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인공지능(AI) 중심 사업 전환을 기반으로 2028년 연결 자기자본이익률(ROE) 9~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AI와 정보기술(IT) 매출 비중을 2023년 대비 3배로 키우고, 연결 영업이익률을 9%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KT 주가도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김 대표는 무단 소액결제·개인정보 유출 사고 책임을 지고 연임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시작해 연말까지 후보 1인을 선정할 계획이다. 최종 후보는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출석 주주의 60% 이상 찬성 의결을 얻어야 선임될 수 있다.
장 CFO는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은 시장과의 약속"이라며 대표이사 교체와 무관하게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538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성적을 냈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0.6% 증가한 3409억원이다. 부동산 개발 이익을 남긴 계열사 KT에스테이트와 기업간거래(B2B)·AI전환(AX) 사업을 견인한 KT클라우드가 연결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같은 기간 연결기준 매출은 7조1267억원, 별도기준 매출은 5조1090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 대비 7.1%, 7.2%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