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경제지주, 쌀 수급 안정·유통 혁신 투트랙…농가 소득 기반 강화

2025-11-08     조윤호 기자
서울 중구 NH농협금융지주 본사 /사진 제공=농협금융

농협경제지주가 쌀 수확기 수급 안정과 디지털 유통 혁신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전국 미곡종합처리장(RPC) 중심의 수급대책과 인플루언서 커머스 기반의 온라인 판매 모델이 맞물리며,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관리 체계가 가동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지주는 오는 12월 말까지 쌀 수확기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며 수급 관리와 가격 안정을 총괄할 계획이다. 동시에 지역농협의 온라인 판매 역량을 높이기 위한 'SNS 기반 농산물 판매 사업'을 도입해 유통 구조 혁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농협지주는 지난 21일 NH농협생명 세종교육원에서 '2025년 벼 수확기 수급대책 회의'를 열고 산지 쌀값 안정을 위한 주요 추진과제를 논의했다. 회의에는 전국 농협RPC 대표와 정부 관계자 등 약 200명이 참석했다. 농협지주는 사후정산제를 통한 매입가격 결정, 매입자금 지원을 통한 지역농협 자부담 완화, 출하희망 물량 수용을 위한 수탁매입 확대 등을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앞서 16일에는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농협RPC전국협의회 운영위원회'를 열고 정부의 쌀 수급 안정 대책을 공유했다. 협의회는 출하 물량을 최대한 매입해 판매 애로를 해소하고 쌀값 안정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올해 쌀 시장은 재배면적이 줄었지만 작황이 좋아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지주는 생산량이 수요를 상회할 가능성에 대비해 권역별 수급회의를 열고 재고관리를 강화하는 등 가격 하락 방지책을 병행한다. 사후정산제를 통해 투명한 매입가격을 산정하고 매입자금 지원으로 농가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박서홍 농업경제대표이사는 "쌀값 안정과 농가 소득 증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정부 및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농협지주는 쌀 수급 관리뿐 아니라 온라인 유통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다. 지난 29일 인플루언서 커머스 플랫폼 '마이픽셀'과 손잡고 전국 16개 지역농협을 대상으로 인플루언서 연계 농산물 판매 시범사업을 개시했다.

이번 사업은 생산자, 지역농협, 인플루언서가 참여하는 3자 구조로 운영된다. 지역농협이 상품을 등록하면 인플루언서가 직접 영상·이미지 콘텐츠를 제작해 공동구매를 진행하고 주문이 발생하면 지역농협이 농산물을 배송한다. 농협지주는 사업 운영 지도, 온라인 홍보, 정산금 보호 시스템 구축을 통해 거래 안정성을 확보하고, 향후 전국 단위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전문 마케팅 인프라와 판매채널이 부족한 지역농협의 현실적 제약을 보완하는 시도"라며 "농산물 유통 혁신을 통해 농가 소득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농협지주의 행보를 '이중 축 전략'으로 본다. 한쪽에서는 쌀값 안정과 수급 조절로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온라인 커머스를 통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해 농가의 판로를 넓히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들은 "농협경제지주가 오프라인 현장 관리와 디지털 유통 확충을 병행하는 것은 농산물 공급망 전반을 관리하려는 중장기 전략"이라며 "이런 구조가 농가 소득 안정과 농산물 시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