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오설록, 글로벌 '말차 열풍' 타고 연매출 1000억 눈앞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차(茶) 전문 브랜드 ‘오설록’이 세계적인 말차 트렌드를 타고 그룹 내 핵심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빠른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연매출 1000억 원 돌파도 가시권에 들어섰다.
9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오설록은 올해 3분기 매출 273억원, 영업이익 33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각각 27%, 40%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이는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산하 주요 자회사 중 가장 두드러진 실적이다.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오설록의 2025년 연간 매출 1000억원 돌파는 무난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오설록은 지난해 매출 937억원, 영업이익 92억원을 달성하며 전년대비 각각 11.7%, 67.3% 증가한 바 있다.
수익성 면에서도 뚜렷한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020년 흑자 전환을 기점으로 △2021년 32억원 △2022년 88억원 △2023년 55억원 △2024년 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44억원을 달성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 중이다.
2004년 론칭된 오설록은 제주 유기농 차밭을 기반으로 고품질 원재료와 한국적 브랜딩을 내세워 국내 프리미엄 티 시장을 개척해왔다. 2019년에는 독립 법인으로 분사해 음료, 디저트, 티백, 기프트세트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며 ‘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포지셔닝했다.
오설록의 성장은 최근 몇 년간 급격히 확산된 말차 열풍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시장을 선점한 결과로 풀이된다. 말차는 찻잎을 그늘에서 키워내 부드러운 맛을 살리고 잎 전체를 가루로 섭취해 건강 음료로 각광받고 있는데, 특히 건강과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와 해외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오설록에 따르면 지난 7~8월 전체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7% 뛰었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 증가도 오설록의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제주 오설록 티 뮤지엄은 하루 평균 방문객이 2만명을 넘는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했는데 이 중 외국인 비중은 5000명 이상에 달한다. 특히 뮤지엄 내 ‘말차 누들바’는 방문객 절반 이상이 외국인일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오설록은 프리미엄 말차 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럭셔리 티 브랜드로의 도약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제주 말차 오트 블렌드’, ‘말차 그래놀라 쿠키’ 등 신제품을 포함해 말차 라인업을 강화하고 제품 혁신과 브랜드 차별화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넓힌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