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사 모니터] SK어드밴스드, '가스화학 밸류체인' 공급과잉 불안 지속

2025-11-10     김수정 기자

설비통폐합 등 구조조정 압박을 받고 있는 석유화학 업계의 재무현황을 짚어봅니다.

SK어드밴스드 울산 공장./사진=SK어드밴스드

 

SK어드밴스드는 최근 수년간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공급과잉 우려가 심해진 가운데 이에 대한 대응력이 가장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업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고 일부 제품에 대한 집중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처럼 단일화된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스화학 밸류체인 강화에 나섰지만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는 평가다. 

 

원료 조달 안정적이지만…포트폴리오 한계

SK어드밴스드는 프로판 원료를 기반으로 프로필렌을 생산하기 위해 2014년 SK가스에서 물적 분할됐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SK가스와 공급망으로 긴밀하게 얽혀 있다. 

폴리프로필렌(PP)의 핵심 원료인 프로필렌은 나프타 또는 프로판에서 생산할 수 있으며 그중 프로판은 프로필렌 생산에 보다 특화돼 있다.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프로판은 SK가스를 통해 손쉽게 조달 가능하다. 작년에만 SK가스로부터 약 5700억원 규모의 원료를 구매했다.

또한 SK어드밴스드는 사우디 APC(Advanced Petrochemical Company)와 쿠웨이트 PIC 사(Petrochemical Industries Company) 등 출자에 참여해 JV(조인트벤처) 형태를 띄고 있다. 이처럼 산유국과 협력으로 원료 수급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특히 SK어드밴스드의 수직계열화 구조는 다른 그룹과 차별화된 형태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공급단에서 연계성이 높은 경우 내부 거래를 통해 재고를 소진하는 구조가 많지만 SK어드밴스드는 그룹 내 화학사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이는 프로필렌이 폴리프로필렌(PP), 프로필렌옥사이드(PO) 등을 생산하는 핵심 소재인 만큼 외부 고객 수요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동서석유화학, 마루베니 등 외부 판매가 주를 이뤘다. 

다만 프로필렌 사업은 최근 몇 년 동안 부침을 겪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PDH 공장 가동률은 70.%로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프로필렌 가격이 떨어지면서 공장을 돌릴 수록 마진이 별로 남지 않는 구조로 후퇴했다.

프로필렌 가격은 2022년 톤당 989달러(143만7017원)에서 최근 792달러(115만776원)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프로판 가격도 톤당 737달러(107만861원)에서 608(88만3424원)로 떨어졌다. 판가에서 프로판 값을 빼고 단순 계산하면 2022년 스프레드는 톤당 252달러(36만6206원)였다면 현재 184달러(26만7389원)로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2022년 영업손실 1290억원을 기록한 이후 이듬해 825억원으로 적자폭을 줄였으나 2024년 1161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커졌다.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적자 규모는 624억원 수준에 달했다.

 

다운스트림 영역 확장에도 업황 불안 여전 

SK어드밴스드는 단일 제품에 집중된 수익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PP 자체 생산에 나섰다. 구체적으로는 JV 형태로 투자한 울산PP를 통해서 PP를 제조하고 있다. 

울산PP는 SK어드밴스드와 DL케미칼의 관계사인 폴리미래가 5대 5 동률로 출자한 JV다. 가스화학 밸류체인의 가장 하단에 위치하며 다운스트림 영역은 석유화학 불황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직접 PP 사업에 진출한 셈이다.

과거에는 주요 고객사의 소비 둔화가 곧바로 매출 감소로 이어졌지만 현재는 울산PP의 실적이 이를 일정 부분 상쇄해주고 있다. 

실제로 울산PP가 가동을 시작한 2021년 SK어드밴스드와 거래 규모는 2754억원 수준에 그쳤으나 작년 3796억원으로 늘었다. SK어드밴스드 입장에선 주 고객사가 추가된 셈이다. 

하지만 PP 역시 석유화학 공급과잉 우려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어서 SK어드밴스드가 얻는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실제 울산PP는 상업 가동 이후 지금까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프로판 기반으로 프로필렌을 생산하는데 그치고 있어 이러한 포트폴리오 한계로 인해 시황 대응력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인근 석유화학사들과 통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K가스 관계자는 "사업 구조 개편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