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CEO 인사 시즌]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연임 '가능성'
하나증권의 리더십 시계가 연말을 향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강성묵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가 12월 만료되면서 하나금융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가 후임 인사를 논의할 예정이다.
그룹의 비은행 부문 강화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강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실적 개선을 이끈 공로가 높게 평가되는 한편, 지주 내 세대교체 흐름과 겸직 체제 유지 여부가 변수로 거론된다.
1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연말 회추위에서 비은행 계열사 대표 인선을 집중 검토할 계획이다. 올해 그룹 인사 기조가 '성과 중심의 세대교체'로 이어지고 있지만 강 대표의 역할이 지주 내 핵심 축으로 평가받는 만큼 증권 부문 리더십의 연속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룹 차원의 비은행 성장 전략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증권 부문을 안정적으로 이끌 인물로 강 대표가 적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강 대표는 하나금융 내 손꼽히는 '현장형 경영자'다. 1993년 하나은행에 입행해 리테일·영업지원·인사조직 등 주요 보직을 거쳤고, 이후 하나UBS자산운용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하며 자산관리(WM)와 운용 부문 전반을 경험했다.
2023년 1월 하나증권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에는 WM·기업금융(IB)의 균형을 복원하고 조직 효율화를 추진했다. 취임 직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실적과 조직 모두 안정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다.
올해 3분기 기준 하나증권은 연결기준 영업이익 654억원, 당기순이익 628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6.9%, 24.1% 증가한 수치다. WM 부문 자산이 확대되고 IB·트레이딩 부문 실적이 개선되면서 수익성이 회복됐다.
특히 IB 부문은 기업공개(IPO)와 부동산금융 등 핵심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고 리테일 영업에서도 비이자 수익 비중이 확대됐다. 강 대표는 이를 '손님 중심 경영'으로 정의하며 현장 소통 강화와 고객 중심 의사결정 체계 확립을 통해 내부 문화를 바꿔왔다.
지주 내에서 강 대표의 존재감은 단순한 증권사 대표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하나금융 부회장으로서 그룹 손님가치부문을 총괄하며 은행·카드·자산운용 등 주요 계열사 전략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이러한 역할 확장으로 금융권에서는 그를 차기 하나금융지주 회장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꼽는다.
다만 세대교체 흐름은 여전히 인사 논의의 변수로 남아 있다. 최근 50대 초반의 젊은 경영진이 요직에 발탁되며 조직 역동성이 강화되는 가운데, 강 대표의 연임이 유력하더라도 겸직 체제 조정이나 조직 개편이 병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강 대표는 하나증권의 체질 개선과 수익성 회복을 이끈 주역으로 지주 내 비은행 부문의 핵심 인물로 평가받는다"며 "성과 중심의 인사 기조 속에서도 리더십 안정성이 중요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