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AI 거품' 논란 속 18개월 만에 가장 느린 매출 증가율 기록

2025-11-11     최경미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지난달 매출 성장세가 둔화됐다. 이번 소식은 인공지능(AI) 거품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사진 제공=TSMC

10일(현지시간) TSMC는 10월 매출이 전년 대비 16.9% 증가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이번 수치는 한 달치 실적이어서 향후 추세를 가늠하기에는 제한적이다. 

지난주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인 마이클 버리가 이끄는 사이언자산운용이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에 대한 풋옵션을 보유한 사실이 알려지며 AI 거품론 논란이 재부상했다. 그러나 업계 경영진들은 주요 기술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AI 중심의 성장세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신기술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메타플랫폼스,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기술기업들은 내년에 AI 인프라 확충을 위해 총 40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인데 이는 올해 대비 21% 늘어난 규모다. 

AI 반도체 선두주자이자 TSMC의 가장 중요한 고객사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주말 대만을 방문해 웨이저자 TSMC 회장을 만나 칩 공급 확대를 요청해 칩 수요가 견조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황은 “우리 사업은 매달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주문 물량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만 언론은 TSMC가 대만 내 생산시설에서 3나노미터(nm) 웨이퍼 생산량을 월 50%까지 늘릴 정도로 많을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TMSC는 제한된 생산능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는 지난 10월 “생산 능력이 여전히 매우 타이트한 상황”이라며 “수요와 공급 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칩 설계업체들은 TSMC로부터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TSMC는 엔비디아 외에도 AMD, 퀄컴의 주요 협력업체다. 또 애플의 아이폰 등의 칩도 제조한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최근 “세상이 AI의 성장 잠재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TSMC는 TSMC는 최근 올해 매출 성장률 전망을 기존 약 30%에서 30~40%대 중반(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회사는 주요 성장 동력인 AI 관련 칩 매출이 올해 두 배로 늘고 향후 5년간 연평균 40%대 중반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