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운용 M&A] 한화·흥국, 매각 본입찰…누가 인수하든 시너지 '막강'
이지스자산운용 인수 의지를 드러냈던 한화생명과 흥국생명보험이 매각 본입찰에 참여했다. 상장사인 한화생명과 비상장사인 흥국생명이 이지스의 지분 최대 98%를 확보할 경우 가치 평가 방식에서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과 흥국화재는 이날 정오까지 진행한 이지스자산운용 본입찰에 참여했다. 매각주관사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다.
양측은 60% 이상의 지분 인수를 전제로 구조를 검토한다. 창업주 고(故) 김대영 회장의 배우자인 최대주주 손화자 씨의 지분 12.4%와 재무적투자자(FI) 지분 등이 포함된다. 대신금융그룹의 지분 9.13%와 조갑주 전 신사업추진단장의 지분 11.89%를 포함하면 최대 98%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
이지스는 국내 1위의 실물 부동산·물류 자산운용사로 수수료 기반의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운용자산(AUM)은 지난해 기준 66조8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182억원, 1132억원이다.
유력후보 중 한 곳인 한화생명은 한화그룹 계열의 코스피 상장사로 ㈜한화(45.06%)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1.75%) 등을 주요주주로 뒀다.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도 지분 0.03%를 보유했다. 한화생명이 이지스를 인수하면 ㈜한화의 연결기준 손자회사가 된다.
한화그룹과 한화생명은 이지스를 편입하면 연결이익이 늘고 실적 변동성을 완화시킬 수 있다.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상장사 지표 개선과 주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과 한화자산운용 등 그룹 계열사를 활용해 대체투자 딜 소싱과 리츠·오피스·물류센터 구조화 등에서 시너지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스 인수에 대한 의지가 강한 흥국생명도 만만치 않은 후보다. 이 회사는 이호진 태광그룹 세화예술문화재단 회장(56.3%) 및 특수관계인(43.7%) 등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지 않았지만 상장사인 흥국화재 지분 40.06%를 갖고 있다. 태광산업도 흥국화재 지분 39.13%를 보유한 주요주주다.
흥국생명이 이지스를 사들일 경우 이지스의 이익은 흥국생명의 연결재무제표에 합산되지만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주가 등 시장 지표에 노출되지는 않는다. 대신 이지스의 막대한 이익은 흥국생명의 내부자본 계정을 확충하고 재무안정성과 그룹 단위의 자본재조정에 기여할 수 있다.
태광그룹은 금융 계열사로 흥국화재와 흥국증권, 흥국자산운용, 고려저축은행, 예가람저축은행, 에이치케이금융파트너스, 티투프라이빗에쿼티를 두고 있다. 이번 입찰도 금융경쟁력 강화와 내부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