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식스솔루션즈 IPO] FI도 구주 매출 배제…전량 신주 공모 눈길

2025-11-11     김수정 기자
북미공장 내 변압기용 특수권선 설비 /사진=LS

 

LS그룹의 미국 권선 업체인 에식스솔루션즈가 국내 증시 상장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에식스솔루션즈는 2016년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LS에코에너지(옛 LS전선아시아)처럼 해외법인의 역외상장 사례다.

그러나 LS에코에너지는 구주와 신주를 섞어 공모구조를 설계한 반면 이번에는 전량 신주로만 구성됐다. 통상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에 기업공개(IPO)가 활용되지만 에식스솔루션즈의 사례는 이와 대조적이다. 

 

해외법인의 역외상장…부정적 시각 '정면돌파'

에식스솔루션즈는 최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대체로 시장은 대기업 계열사의 상장을 크게 반기지 않는다. 지주회사 주주의 경우 디스카운트를 우려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앞서 상장한 LS에코에너지, LS머트리얼즈 등의 사례에서도 '중복상장'에 대한 염려가 컸다.

에식스솔루션즈는 이를 정면돌파할 카드로 '신주 공모'를 꺼내 들었다. 예심청구 개요에 따르면 공모 주식은 1270만주이며 여기에 현재 주식 수 5066만6666주를 더하면 청구서에 적힌 상장 후 주식 수(6350만6723주)와 거의 일치한다. 공모 후 주식 수 증가분이 신규 공모 주식 보다 약 14만주 많지만 이는 우리사주조합 배정분 등 다른 사유에 따른 오차로 풀이된다. LS 측도 "전량 신주 공모가 맞다"고 설명했다. 

앞서 자회사 IPO 당시 시장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 주요 원인은 과도한 수준의 구주 매출이다. 실제로 LS머트리얼즈는 신주와 구주를 6대4 비율로 설계했으며 해외법인이 국내에 상장해 유사 사례로 언급된 LS에코에너지는 공모 주식의 약 93%를 구주로 구성해 FI의 투자금 회수 목적이 뚜렷했다.

보통 대기업 계열사의 IPO 시 시장에서 가장 경계하는 요소는 '쪼개기 상장'이지만 에식스솔루션즈는 이와 거리가 멀다. 

당초 에식스솔루션즈는 2008년 LS그룹이 인수한 수페리어에식스와 일본 후루카와전기의 합작사였으나 2020년 수페리어에식스가 나머지 지분을 취득하면서 단일주주 체제가 됐다. 인수합병(M&A) 이후 증시에 입성한 사례에 해당하는 셈이다. 

또 에식스솔루션즈는 'LS-LS에스앤디-사이프러스인베스트먼트-수페리어에식스'로 이어지는 복잡한 지배구조를 갖췄다. 직간접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하는 관계사들이 대체로 비상장사인 데다 최상위 지배자인 LS의 실질적 영향력이 크지 않아 '지주사 디스카운트' 우려는 낮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도 공모구조를 전량 신주로 구성한 것은 자본시장법 개정 움직임 등 시장의 분위기를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거래소 심사 단계에서 무산된 LS이링크 역시 비슷한 이유로 신주 중심의 공모를 검토했다.

 

FI "상장 이후 가치 더 기대"

LS이링크의 경우 주요주주가 E1, LS로 IPO에서 투자금을 회수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다. 반면 에식스솔루션즈는 외부 투자를 유치한 적이 있다. 

올 초 에식스솔루션즈는 미래에셋-KCGI 컨소시엄에 신주를 배정하는 방식으로 약 3000억원을 조달했다. 이에 따라 수페리어에식스의 지분은 79%로 낮아진 반면 미래에셋-KCGI 컨소시엄은 21%를 확보해 주요주주에 올랐다.

미래에셋-KCGI 컨소시엄은 LS 측과 접촉할 때부터 구주 매출에 크게 흥미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상장 이후 가치가 훨씬 클 것으로 보고 구주 매출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투자에 참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