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원가율 80%대 회귀 '빅배스' 효과 본격화
한온시스템이 한국앤컴퍼니그룹에 인수된 후 첫 당기순이익 흑자를 냈다. 올 초부터 단행한 빅배스와 구조조정, 개발비 자산화율 조정이 성과로 이어졌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의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7057억원, 95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2%, 1.7% 증가했다. 순이익은 55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이후 6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
원가율 80%대 회귀…2021년 이후 최저
한온시스템은 3분기 실적개선의 배경으로 효율적인 원가관리를 꼽았다. 한국앤컴퍼니그룹 인수 이후 물류비, 인력관리, 투자 등의 운영효율화가 이뤄졌고 고객사 다변화 과정에서 판매가격을 조정한 것도 수익성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온시스템의 원가율 추이는 지난해 4분기 정점을 찍은 후 꾸준히 하향하는 추세다. 올 3분기 매출원가율은 89.4%로 지난해 말 대비 6.2% 낮으며, 2021년(88.5%) 이후 가장 저조하다.
한온시스템의 목표는 매출원가율을 85% 수준으로 하향하고 이를 유지하는 것이다. 원가율 90%로는 수익을 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온시스템 실적이 견조했던 2013~2018년에는 줄곧 85% 미만의 원가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원가절감, 운영효율화, 비용관리로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개발·재무 건전화 동시 손질
연구개발(R&D) 부문에서도 비효율이 개선되고 있다. 9월 말까지 지출한 R&D비는 3160억원으로 전년동기(3360억원)보다 6.3% 줄었다. 올해 말까지 지출될 것으로 추정되는 R&D비는 4300억원으로 전년(4890억원)보다 13.7% 적다. 중복투자와 필요성이 작은 프로젝트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결과다.
그러나 R&D에 따른 감가상각비는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온시스템이 제시한 올해 감가상각비 예상치는 7100억원으로 전년보다 8.3% 많다. 40~60%까지 치솟은 개발비 자산화율을 제조업 평균(20%) 수준으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지출해야 할 비용이다.
개발비 자산화율은 R&D비 중 무형자산으로 처리된 비율이다.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충족하면 개발비(무형자산)로 산입하고 그렇지 못하면 비용으로 처리한다. 한온시스템은 사모펀드가 경영하던 시기에 자산화율을 과도하게 잡아 회계장부에 왜곡이 발생했다. 올 상반기 자산화율은 45.7%로 전년동기(59.6%)보다 13.9%p 낮아졌다.
현재 진행 중인 9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단행되면 수익이 개선될 여지는 더 커진다. 이 중 8000억원으로 차입금을 상환해 이자비용을 줄일 계획이기 때문이다. 계획대로 빚을 갚을 경우 부채비율은 256%에서 180%로 떨어진다. 증권가에서는 약 400억원의 이자비용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올 3분기 실적은 구조조정 비용과 개발비 자산화율 정상화에 따른 회계상 손실이 반영된 상황에서도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한국앤컴퍼니그룹에 인수된 후 물류비·인력·투자효율화 등 경영 전반의 변화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