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사 리포트] 메디톡스, 사법 리스크 걷히나…이익률 15% 돌파

2025-11-12     김나영 기자
/이미지 제작 = 김나영 기자

메디톡스가 장기화된 소송 리스크를 정리하고 경영 정상화 수순에 돌입했다. 사법 리스크를 상당부분 해소하면서 수익성이 회복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여기에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저가 경쟁으로 요동치는 가운데서도 외형 또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품목 다양화로 갖춘 복수 톡신 라인업이 실적 방어력을 높였다.

 

'소송 리스크 정리' 효과 가시화

메디톡스 최근 3개년 3분기 실적 추이 / 자료 = 공시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잠정)이 작년 동기 대비 48.3% 오른 8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당기순이익은 72억원으로 작년 3분기 38억원 대비 90.5% 성장했다. 

경쟁사와의 법적 분쟁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던 고소·고발 건이 순차적으로 정리된 게 일부 영향을 미쳤다. 메디톡스는 지난 2017년 대웅제약을 상대로 보툴리눔 톡신 균주 및 제조기술 도용과 관련한 민사소송을 제기하며 긴 법정 공방에 들어갔다. 이 소송은 국내외 여러 관할에서 병행되며 장기화됐고 이후 유사한 분쟁이 잇따르며 회사의 법무 부담이 커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핵심 소송들이 순차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법률 리스크 해소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송전이 잦아든 만큼 이익률도 제자리를 찾는 모습이다. 최근 3년간 메디톡스의 3분기 이익률은 2023년 6%에서 지난해 11%, 올해 15%로 꾸준히 상승했다. 이는 대웅제약과의 법정 공방이 시작되기 직전인 2017년 2분기(12.8%)를 웃도는 수준이다.

분기별로 봐도 회복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4분기 1%까지 떨어졌던 영업이익률은 올해 들어 1분기 9%, 2분기 10%를 기록하며 점진적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지난 2분기 이후 휴젤과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과 식품의약품안전처와의 일부 행정소송을 마무리한 바 있다. 이에 지난 1분기에 120억원대에 이르렀던 법무비는 이번 3분기에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이 같은 법적 불확실성 해소 흐름은 4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메디톡스는 지난달 중국 파트너사인 젠틱스와 7억5000만 홍콩달러(약 1378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금전적 배상 없이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양사는 분쟁을 종결하는 동시에 향후 사업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대외 신뢰 회복 기반을 마련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최근 여러 소송들이 정리되면서 관련 법무 비용이 정리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올 1분기 기준 100억원이 넘었던 법무비가 현재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 4분기에는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톡신 전쟁 비껴간 비결 '품목 다양성'

최근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메디톡스는 매출 방어에 성공한 점이 눈에 띈다. 메디톡스는 올 3분기 610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13.3% 성장한 수치다. 주력 사업인 보툴리눔 톡신 부문 매출은 작년 3분기보다 38% 증가했다.

경쟁사 대비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가 파이를 지켜낸 것으로 보인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는 한 기업당 한 개 브랜드로 사업을 전개하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메디톡스는 균주·제형·배양공정을 차별화하는 방식으로 △메디톡신 △이노톡스 △코어톡스 △뉴럭스 등 복수의 톡신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메디톡신은 국내 첫 보툴리눔 톡신 제품으로 2006년 출시된 1세대 제품이다. 회사는 이후 2세대 이노톡스, 3세대 코어톡스 등을 잇따라 내놨다. 뉴럭스는 최근 메디톡스가 뉴메코와 손잡고 출시한 제품으로 원액 생산 과정에서 동물 유래 성분을 배제해 동물성 항원에 의해 유발될 수 있는 알레르기 반응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국내 톡신 시장이 치열해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가 3분기 실적을 방어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메디톡스만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제품 종류 뿐만 아니라 용량 등에서도 차별화를 갖춰 다양한 소비자층과 시술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