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3분기 순익 감소에도 자본력 개선…그룹 시너지로 성장 본격화

2025-11-12     류수재 기자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전경/사진 제공=우리은행

우리은행이 4대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 가운데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유일하게 순이익이 감소하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모회사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인수와 관련해 '전략적 숨고르기'를 한 결과다. 

우리은행이 자본적정성 강화를 위한 방어적 태도를 보이며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위한 수익 창출 기반을 마련한 만큼, '생산적 금융' 확대와 증권, 보험과 시너지를 바탕으로 본격적 성장에 시동을 건다는 계획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3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7356억 원으로, 전분기(9236억 원) 대비 20.4%, 전년 동기(8508억원)와 비교해 13.5% 감소했다. 3분기 누적 지배주주순이익은 2조2944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5244억원) 대비 9.1% 줄었다.

우리은행은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추가로 반영했고 비이자이익이 줄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3분기 비이자이익은 2880억원으로 전분기(4060억원)보다 29.1% 줄었다. 대손충당금은 3143억원으로 전분기(2647억원) 대비 496억원을 더 반영한 것이다.

다만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성장을 위한 내실 다지기를 마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충당금은 담보가치 하락에 대비해 540억 원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영향이 컸으며, 비이자이익 역시 보험사 인수로 방카슈랑스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향후 회복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은행의 동양·ABL생명 방카슈랑스 판매 비중은 22.5%로 인수 이전 9.8% 대비 비중이 급증했다. 이는 우리은행의 지점 채널을 통한 보험상품 판매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더욱이 핵심 이익 창출력은 오히려 견고해졌다. 순이자이익은 1조943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0.4% 증가하며 안정적인 방어력을 보였다. 대출 자산 성장이 미미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된 덕분이다.

우리은행의 3분기 NIM은 1.48%로, 2분기(1.45%) 대비 3bp(1bp=0.01%p) 상승했다. 고비용 조달 수단인 '시장성 예금'을 연초 대비 16.3% 대폭 축소하고, '저금리성 예금' 비중을 3.2% 늘리는 등 정교한 자산부채관리(ALM) 역량을 통해 조달 비용을 성공적으로 관리한 결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 순이익 및 보통주자본(CET1) 비율 추이 /그래픽=류수재 기자

이와 함께 올해 내내 추진했던 자산 리밸런싱을 기반으로 위험가중자산(RWA)를 관리해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끌어올렸다. 우리은행의 3분기 CET1 비율은 14.48%로 잠정 집계됐다. 1분기(13.51%), 2분기(14.21%)에 이어 꾸준히 개선된 것으로, 4대은행 가운데 작년 말과 비교해 가장 크게 CET1 비율이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우리은행이 1.43%p, 국민은행은 0.99%p, 하나은행은 0.62%p 신한은행은 0.22%p 올랐다.

이런 가운데 우리은행은 공격적인 성장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2026년까지 기업대출 비중을 6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설정했으며,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발맞춰 5년간 80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전략의 핵심 무기는 올해 원년을 맞은 '종합금융그룹 시너지'가 핵심이다.

우리은행과 보험사 협력은 고객기반 확대와 자산관리(WM) 서비스 강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보험 고객을 은행의 특화 채널로 소개하고, 은행 고객을 보험상품으로 연계하는 방식으로 고액자산가 공동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과 증권에서는 인수금융을 중심으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은행과 우리투자증권은 인수금융에서 3조9000억원의 거래를 공동주선했다. 이와 함께 은행·증권·보험 통합 전략의 일환으로, 동양·ABL생명 운용자산을 우리자산운용과 연계하는 등 보험 자산을 활용한 그룹 공동투자 확대를 검토 중이다. 또 은행·증권·보험을 아우르는 복합점포 개설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계열사 시너지로 비이자이익을 확대하면서 핵심 이익인 이자이익 성장을 이루는 동시에, 수익 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량 기업대출 중심으로 자산 리밸런싱과 적극적인 자본비율 관리를 바탕으로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재무구조 안정화를 이뤘다"며 "우리투자증권, 동양·ABL생명과 시너지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