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약품, 이인덕 부사장 후임에 성경수 낙점받나

2025-11-12     주샛별 기자

 

/그래픽=박진화 기자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윤인호 부사장(41)이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동화약품이 ‘오너 4세’ 시대를 개막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대표직에 오른 윤 부사장은 세대교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해임된 이인덕 해외부문 총괄 부사장(53)의 후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베트남을 비롯해 해외 신사업은 윤 부사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인 만큼, 업계 안팎에선 이 전 부사장 후임이 사실상 실권을 쥘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건 오는 12월 예정된 정기 임원 인사다. 젊은 인력을 발탁하는 ‘인적 쇄신’ 기조에 따라 해당 공석에는 신사업을 이끌어나갈 젊은 감각을 지닌 인재가 투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40대 젊은 인재로 부상한 성경수 상무가 중책을 맡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해외 신사업, 순손실 2배 증가 해임 명분됐나

12일 <블로터> 취재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지난달 말 실시한 수시 임원인사에서 신사업을 이끌고 있던 1973년생인 이인덕 해외부문 총괄 부사장, 1970년생인 이택기 홍보실 상무 등 다수의 임원진 퇴진시켰다. 특히 윤 부사장의 오른팔이자 조력자로 알려졌던 이 부사장의 퇴임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가 이끌었던 신사업인 베트남 약국 체인 ‘중선파마(TRUNG SON Pharma)’의 사업 전망에도 관심이 쏠린다. 

동화약품은 앞서 2023년 미래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 베트남 약국체인 중선파마의 지분 51%를 366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베트남 현지 약국 매장인 중선파마를 거점으로 활명수와 잇치, 판콜 등 일반의약품의 활로를 개척한다는 목표에서다. 

윤 대표는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인수합병(M&A)의 요직에 그간 신사업 전략 구상의 핵심 실무자로 꼽혔던 이 부사장을 낙점한 바 있다.

다만 중선파마의 빠른 실적 개선 실패는 오히려 이 부사장에게 악재가 됐다는 평가다. 중선파마는 지난해 7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재무 상황도 악화하면서 같은 기간 중선파마의 부채는 457억원으로 전년(353억원) 대비 29.46% 증가했다. 자본은 173억원으로 지난해(229억원)보다 24.45%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도 당기순손실은 40억원으로 전년 대비(24억원) 2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15억원으로 지난해(359억원)보다 15.59% 증가했다. 외형 성장은 더딘 반면 순손실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재무 건전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중선파마 사업이 뚜렷한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자 윤 부사장은 40대의 젊은 총수답게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인덕 부사장, 굵직한 M&A 주도

실제 이 부사장은 10년 가까이 동화약품의 굵진한 사업을 이끌어왔다. 동화약품이 마진이 낮은 일반의약품(OTC) 비중(61%)이 높은 만큼, 체질개선을 위해 윤 대표와 협력해 다수의 인수합병(M&A)과 신사업을 주도한 주역으로 꼽힌다. 

그러나 중선파마 사업의 수익성 악화를 비롯해 젊은 리더를 영입해 신사업 발굴 중책을 맡기는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 부사장은 요직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제약업계는 순혈주의 등에서 벗어나 인적 쇄신을 거듭하고 있다. 전통제약사인 대웅제약은 2024년 3040세대 젊은 임원을 대거 발탁하며 조직 쇄신에 나선 바 있다. 보령홀딩스는 우주 사업과 맞물린 전략운영그룹을 이끄는 그룹장에 1990년생인 이호 그룹장을 선임하는 등 중책을 맡겼다. 

이런 상황에서 동화약품은 오는 12월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이 부사장 맡았던 해외부문 총괄 자리에 40대의 ‘젊은 임원’을 낙점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윤 대표는 이 부사장과 성경수 경영전략본부 상무(46)의 투톱 체제를 구축해 왔으나, 이번 임원인사에서 성 상무는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됐다.

동화약품은 올초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와 협업해 중선파마 의약품을 중심으로 베트남 최초의 ‘편의점-약국' 숍인숍(Shop in shop)’ 매장을 개점했다. 올해 유통채널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시장 트렌드에 민감한 편의점과 협업한 것을 짐작해봤을 때, 향후 트렌드에 민감한 유통채널을 적극 활용해 젊은 층 공략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이인덕 부사장 후임은 아직 내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그래픽=박진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