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너3세 조희경 대표, 화요 서초 신사옥 추진…사명도 ‘화요그룹’ 변경

2025-11-13     이유리 기자
조태권 화요그룹 회장의 차녀인 조희경 화요 대표이사가 서울 서초구 중심업무지구로 사옥을 이전한다. /사진 제공=화요그룹

오너3세 경영이 본격화된 화요가 독립사옥 이전을 추진한다. 올해 8월 그룹명을 ‘광주요그룹’에서 ‘화요그룹’으로 변경한 데 이어 주류사업부 화요의 입지가 핵심 축으로 빠르게 부상한 결과다. 이에 조태권 회장의 차녀인 조희경 대표를 중심으로 그룹의 정체성과 사업구조 전반이 프리미엄 증류주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화요그룹 주류사업부인 화요는 최근 서울 송파구 가락동 사옥에서 서초구 중심업무지구로 이전을 추진 중이다. 이는 2023년 11월 조 대표가 화요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약 2년 만의 변화다. 

2010년 광주요그룹 기획이사로 입사한 조 대표는 가온소사이어티 대표이사, 화요 상무이사·부사장을 거쳐 현재 글로벌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해외경험을 바탕으로 화요의 수출 확대와 브랜드 확산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화요 관계자는 “사옥 이전 여부는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현재 화요그룹은 조 회장을 중심으로 장녀 조윤경 가온소사이어티 대표(외식사업부), 차녀 조희경 화요 대표(주류사업부), 삼녀 조윤민 전무(도자기사업부)가 각 계열사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송파구 가락동 사옥을 함께 사용해왔지만 화요만 독립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사옥 이전과 그룹명 변경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그룹의 전략적 중심축이 ‘도자기·전통’에서 ‘프리미엄 주류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광주요는 고(故) 조소수 선생이 한국 도자문화와 조선왕실 자기의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설립한 브랜드다. 1988년 조 회장이 부친의 뜻을 이어받아 그룹의 철학적 뿌리를 다졌다. 그러다 2003년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브랜드 화요가 출범한 후 그룹의 중심축은 주류 사업으로 옮겨갔다. 화요는 100% 국산 쌀을 원료로 한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해 현재 국내 증류주 시장에서 약 5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화요가 신사옥 입지로 서초구 핵심 지역을 검토하는 것 역시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서초구는 강남권 고급상권과 글로벌 식음료 브랜드가 밀집한 지역으로, 최고급 증류주를 지향하는 화요의 브랜드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브랜드 이미지에 부합하는 입지를 확보해 고급화 전략은 물론 기업간거래(B2B), 기업소비자간거래(B2C) 마케팅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서초 신사옥은 조 대표가 강조해온 ‘미식과의 동행’ 철학을 구현할 상징적 거점으로 주목된다. 화요는 일반소주와 달리 음식과의 페어링을 중시하는 프리미엄 증류주로 포지셔닝돼 있다. 이에 고급 한식당과 글로벌 바이어가 집중된 서초구는 브랜드 체험과 해외 네트워크 확대에 적합한 입지로 평가된다.

조 대표는 미국에서 디자인,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전공하고 셰프로 활동하기도 한 식음료 전문가다. 가온소사이어티 대표 시절에는 한식 파인다이닝 ‘가온’과 ‘비채나’를 미쉐린 레스토랑으로 성장시키며 고급 한식 브랜드화에 기여했다.

독립거점을 확보한 조 대표는 화요의 프리미엄 이미지 제고와 글로벌 시장 확장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화요는 2020년 6월 첫 해외수출을 시작으로 현재 ‘화요17’ ‘화요25’ ‘화요41’ ‘화요53’ ‘화요XP’ 등 5종을 미국·프랑스 등 2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조 대표는 올해 7월 ‘화요19金’ 출시 기념 시음회에서 브랜드 정체성을 소개하는 등 프리미엄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2003년 출시된 화요는 국내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브랜드로 100% 국산 쌀을 원료로 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화요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