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식스솔루션즈 IPO] 美 기업 한국 증시행…'시장 친숙·투자자 기반'
에식스솔루션즈는 코스피 상장 심사를 청구하기 전 미국 나스닥 상장도 염두에 뒀다. 미국 현지 상장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 시장이 우선 순위에 있다.
LS그룹은 과거 해외 자회사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킨 경험도 있다. 변압기 관련 기업에 우호적인 증시 분위기도 한국 시장을 플랜A로 택한 주요 배경으로 풀이된다. 특히 작년 하반기 상장된 산일전기가 벤치마크 사례로 꼽힌다. 이 밖에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등도 피어 그룹으로 거론된다.
안정적 자금조달·주가 관리 노린 선택
미국 조지아주에 본사를 둔 에식스솔루션즈는 북미, 유럽,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권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북미 쪽에선 전기차·하이브리드차용 특수 권선시장에서 높은 입지를 보유하고 있다. 전기차 구동모터의 핵심 부품인 권선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북미 시장 신규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전략 지역인 미국 현지에 상장해 자금을 조달하는 편이 수월한데도 한국 시장을 먼저 선택했다. 분위기를 살피기 쉽고 관련 규제에 익숙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예컨대 한국 증시는 가격제한폭을 정해둬 일정 수준 이상 주가가 변동되는 것을 막는다. 반면 나스닥은 기준 가격을 중심으로 상·하한선에 도달하면 일시적으로 거래를 중단하는 LULD 제도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일 거래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번 IPO에서는 FI들이 구주 매출 계획이 없어 상장 후 주가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주가 안정성과 투자자 관리 측면에서 한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인 셈이다.
전기차·전력 인프라 수요가 견인한 IPO 모멘텀
예비심사를 청구한 단계여서 구체적이지 않지만 권선업체는 물론 변압기 제조사까지 포괄해 피어 그룹(유사 업종)을 선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에식스솔루션즈의 수주 물량 중에는 변압기 부품 중 하나인 특수 권선의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LS 측은 "전력 슈퍼사이클 등으로 인해 CTC 주문이 급증함에 따라 투자 적기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에식스솔루션즈의 밸류에이션을 산정하는데 있어 변압기 제조사 현황이 유용한 벤치마크가 될 것으로 풀이된다.
변압기 제조사로 비교군을 넓힐 경우 작년 하반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산일전기 사례를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산일전기는 변압기 제조사로 에식스솔루션즈 입장에선 고객사이지만 유사한 점이 많다.
에식스솔루션즈와 마찬가지로 산일전기 역시 상장 직전 투자 유치를 진행했다. 미래에셋증권, 코너스톤투자파트너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DS자산운용,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등은 직간접 방식으로 산일전기 지분을 취득했지만 상장 당시 구주매출을 하지 않았다. 이들은 최대주주와 함께 상장 후 6개월 간 지분을 팔지 않기로 '의무보유 약정'에도 동의했다.
또한 산일전기, 에식스솔루션즈 모두 미국을 주력 시장으로 꼽은 점도 비슷하다. 양사는 미국의 노후화된 인프라 교체 수요로 인해 수혜를 받고 있다.
글로벌 변압기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산일전기는 희망 밴드 범위를 웃도는 공모가를 확정했다. 상장 후에는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분위기는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등 다른 변압기 관련 업체들에게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상 비교군의 우호적인 주가 흐름은 상대가치 평가 중심의 IPO 시장에서 에식스솔루션즈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