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3Q 순익 줄었지만 IT투자 확대…포용금융도 성과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단기 실적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용 증가에 따른 일시적 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기업대출 확대와 중저신용대출 비중 증가라는 부담 요인이 있었으나 연체율이 낮아지면서 구조 전환이 안정 구간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3분기 순이익은 1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1% 감소했다. 정보기술(IT) 투자 확대와 마케팅 비용 증가가 실적을 눌렀다. 반면 누적 기준 순이익은 1034억원으로 2년 연속 1000억원대를 유지했다. 단기 실 조정에도 기본 수익 창출력은 유지됐다는 의미다.
이자·비이자이익 흐름은 긍정적이다. 3분기 이자이익은 11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고, 비이자이익은 가상자산 거래량 증가, 펌뱅킹 수수료 확대, 대출 비교·광고 등 플랫폼 기반 수익이 늘며 90.8% 오른 229억원을 기록했다. 단일 수익원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눈에 띄는 변화는 건전성 지표다. 케이뱅크의 3분기 연체율은 0.56%로 2022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0.54%를 나타냈다. 일반적으로 중저신용대출 확대는 연체율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는데, 케이뱅크는 오히려 비중을 늘리면서도 지표가 개선됐다. 내부 심사 기준 강화와 모니터링 체계가 실제 데이터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고 해석된다.
포용금융 성과도 확인된다. 3분기 중저신용대출 잔액 비중은 33.1%, 신규 취급 비중은 33.9%로 연간 목표치(30%)를 넘어섰다. 다만 비중 확대는 경기 변동기에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영역인 만큼, 향후 지속 가능성은 추가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하반기부터 취급을 늘린 햇살론15, 보금자리론 등 정책금융상품도 포트폴리오 변화의 요소로 작용한다.
여신 구조 변화는 케이뱅크의 장기 전략을 읽을 수 있는 지점이다. 인터넷은행의 전통적 성장 축이던 가계대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기업대출을 신성장 분야로 밀어넣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1조9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다. 올해 증가한 전체 여신의 절반이 기업대출에서 나왔다. 다만 기업대출은 리스크 관리 역량과 업종별 심사 노하우가 성패를 가르는 영역이어서, 확대 속도보다 '내부 모델 검증'이 향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수신에서도 강한 흐름이 이어졌다. 3분기 수신 잔액은 30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8.5% 늘었다. 파킹통장 '플러스박스'가 7조원에서 12조원대로 불어나며 조달 기반이 확대됐다. 요구불예금 비중이 65%를 넘어서면서 조달 비용 효율도 개선됐다. 수신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파킹 통장 락인을 확대해온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과 건전성 지표 개선을 바탕으로 포용금융 실천에 힘썼다"며 "금융소외계층의 금융 문턱을 낮추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