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CEO 인사 시즌] '호실적'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연임 무게 실리나...내부통제가 변수

2025-11-13     조윤호 기자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그래픽=박진화 기자

NH투자증권의 리더십 시계가 정기주주총회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 윤병운 대표이사(사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를 앞두고 상위 기관인 NH금융지주에서 후임 인사를 논의할 예정이다. 취임 이후 기업금융(IB)·트레이딩·리테일 전 부문에서 실적 개선과 조직 안정화를 이끌어온 만큼 윤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최근 불거진 내부통제 이슈가 최종 판단의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NH증권은 올해 들어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며 중장기 전략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윤 대표는 "성장기업을 뒷받침하는 모험자본 운용과 혁신금융의 민간 확산"을 경영 기조로 내세우며 IB 중심 성장 전략을 강화해 왔다. 농협금융그룹이 비은행 계열의 수익성 확대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NH증권은 그룹 내 핵심 성장축으로 평가된다.

윤 사장은 1993년 입사 이후 트레이딩·상품운용·리스크관리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쳤다. 대표 취임 전에는 경영총괄 부사장(COO)으로서 사업부문 통합과 비용구조 개편을 주도했다. 2023년 대표이사로 오른 뒤에는 IB·트레이딩 경쟁력 강화, 디지털 플랫폼 개편, 내부통제 체계 정비에 집중하며 조직 안정화를 이끌었다. 업계에서는 "리스크 관리에 강한 내부 출신 CEO"라는 평가가 자리 잡았다.

실적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NH증권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3913억원, 당기순이익 28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8%, 84% 증가한 수치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1조23억원, 순이익 7481억원을 달성했다.

IB 부문에서는 기업공개(IPO)와 인수금융 주선이 확대됐고 트레이딩 부문은 금리 안정화에 따른 채권 운용 호조가 실적을 견인했다. 리테일 부문 역시 자산관리(WM) 기반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

농협금융지주 계열사 실적 /자료=농협금융지주

그러나 최근 내부통제 리스크가 윤 사장의 연임 구도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일부 임원의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조사를 진행하면서 본사 압수수색까지 이어진 만큼 회사의 통제 시스템 전반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내부에서는 "리스크 관리 역량이 강점인 CEO에게는 가장 부담스러운 변수"라는 시각도 나온다.

특히 농협금융 인사는 농협중앙회와 지주의 협의 구조 아래에서 중앙회장 의중이 일정 부분 반영되는 특성이 있어 최종 결정 과정에서 지배구조 변수가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NH금융은 그룹 수장 교체 시기와 맞물려 계열사 대표 인사 폭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며 "윤 대표의 연임 여부도 내부통제 리스크와 함께 지주 수뇌부의 판단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런 가운데 농협금융이 최근 '성과 중심의 안정 인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실적 기반의 연임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표는 올해 들어 모험자본 운용 확대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하며 벤처·스타트업 등 성장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 기반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종합투자계좌(IMA) 인가 제도와 관련해서도 NH투자증권이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윤 대표는 실적과 조직 안정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만 이번에는 내부통제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핵심"이라며 "농협금융의 계열사 인사는 회장 의중과 그룹 전략 방향이 함께 고려되는 만큼 이번 결정은 단순한 CEO 연임을 넘어 지배구조 신뢰 회복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성과만으로는 장담하기 어렵고 리스크 대응력, 통제 체계 보완 여부가 최종 판단을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