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CEO 인사 시즌]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 연임 가능성 높인 근거

2025-11-13     조윤호 기자
(왼쪽부터)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과 허선호 대표이사부회장 /그래픽=박진화 기자 

미래에셋증권을 이끌고 있는 김미섭·허선호 각자대표의 임기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만료된다. 국내 초대형 투자은행(IB) 중에서도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온 만큼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미래에셋그룹이 'MiraeAsset3.0'을 내세워 조직 재편과 글로벌 중심 전략을 강화하고 있어 그룹 차원의 리더십 조정 가능성도 동시에 거론된다.

1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국내외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고른 성과를 기록했다. 특히 해외법인의 견조한 수익 기여도, 리테일·자산관리(WM)·IB·트레이딩의 균형 회복은 김·허 각자대표 체제의 안정 경영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미래에셋그룹이 글로벌 플랫폼 기반 확장에 속도를 내면서도 증권 부문의 사업 비중이 흔들림 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내부 평가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김 대표는 미래에셋증권에서 재무총괄(CFO), 경영지원 총괄을 맡아 그룹 재무체력과 위험관리 기반을 다져온 인물로 꼽힌다. 그는 자본 관리 능력과 재무 안정성을 기반으로 해외법인 성과 관리·글로벌 사업 조정에도 깊숙이 관여해왔다. 업계는 "위험 관리 중심의 안정적 운용 능력을 갖춘 리더"라며 "변동성이 높은 시장 환경에서도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유지했다"고 평가한다.

허 대표는 WM·리테일·디지털 부문을 총괄하며 미래에셋증권의 자산관리 경쟁력을 크게 확장시킨 인물이다. 그룹의 '고객자산 1000조 시대' 전략 추진 과정에서 디지털 자산관리 플랫폼 고도화, 고액자산가 기반 확대, 장기투자 중심의 글로벌 자산배분 모델 확산을 주도하며 실질적 성과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부에서도 "리테일 고객 저변 확대에 가장 기여한 인물"이라는 평판이 자리 잡아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실적도 두 대표의 리더십에서 발현됐다. 3분기 연결기준 세전이익 4472억원, 당기순이익 34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19% 증가했다. 브로커리지와 WM 부문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고 IB 부문에서도 금리 안정화와 IPO·조달시장 회복 기대감이 반영되며 반등을 이어갔다.

해외법인의 수익 비중은 약 23% 수준까지 확대돼 미래 패시브·해외 대체투자 중심의 글로벌 확장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미래에셋증권 3분기 실적 /자료=미래에셋증권

다만 연임 전망은 단순한 실적 기준만으로 결정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미래에셋그룹이 발표한 MiraeAsset3.0 전략은 디지털·글로벌·대체투자 중심의 경영체계 재정비를 핵심으로 하며 이를 반영한 계열사 리더십 조정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그룹 조직 개편 과정에서 증권 부문의 리더십 구조가 조정될 경우 두 대표의 거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해외법인의 확장 속도와 리스크 관리 체계의 견고함은 향후 대주주의 핵심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실적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글로벌 변동성이 큰 만큼 리스크 관리 체계 강화가 필수"라며 "향후 해외법인 관리 기준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구축했는지가 인사 판단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내부에서는 각자대표 체제 유지 여부도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WM·리테일 중심의 허 대표, 재무·글로벌 중심의 김 대표가 각자 강점을 발휘하며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그룹이 조직 효율성을 더욱 강조할 경우 단일대표 체제 전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두 대표 모두 실적·조직 안정 측면에서 연임 명분은 충분하지만 미래에셋그룹이 추진하는 경영체계 개편 속도와 방향이 최종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며 "특히 글로벌 전략 강화 국면에서 증권 부문 리더십을 어떻게 재배치할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은 안정성과 연속성을 중시하는 기업문화가 강하다"며 "글로벌 환경, 자산관리 경쟁, 대체투자 시장 흐름 등 거시 요인을 반영한 종합적 판단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