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타벅스 바리스타, '연말 대목'에 대규모 파업
미국의 스타벅스 바리스타들이 40여개 도시에서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바리스타들은 근무시간 개선, 임금 인상, 부당노동행위 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스타벅스 노조인 스타벅스 워커스 유나이티드는 연중 최대 매출일 중 하나인 ‘레드컵 데이’에 맞춰서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이번 시위에 뉴욕, 샌디에고, 필라델피아, 시애틀 등 65개 매장에서 1000명이 넘는 바리스타가 참여한다.
지난해 말 사측과의 협상이 결렬된 이후 노조는 이달 초 조합원 투표에서 92% 찬성으로 파업을 승인했다. 노조는 사측의 제안이 연간 최소 2%의 임금 인상만 보장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주당 20시간 이상을 근무해야만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회사가 이를 위한 충분한 근무시간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바리스타들은 공정한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않고 부당노동행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회사 역사상 가장 크고 가장 긴 파업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는 사측에 핵심 쟁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제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스타벅스 워커스 유나이티드 대변인인 미셸 아이젠은 “스타벅스가 공정한 계약 체결을 방해하고 노조 탄압을 멈추지 않으면 사업이 멈춰 설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시 앤더슨 스타벅스 대변인은 “자사는 시간제 직원들에게 시간당 평균 30달러 이상의 급여와 복리후생을 제공하며 소매업계 최고의 일자리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체 직원의 불과 4%를 대표하는 워커스 유나이티드는 협상장에서 떠나기를 선택했다”며 “우리는 그들에게 여러 차례 복귀를 요청했고 그들이 돌아올 준비가 된다면 우리는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레드컵 데이는 스타벅스가 연말 메뉴를 홍보하기 위해 재사용할 수 있는 연휴 테마의 컵을 증정하는 프로모션으로 많은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대표 행사다. 연말은 통상 매출이 급증하는 시기인데 이번 파업으로 스타벅스의 실적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또한 이번 파업은 스타벅스가 신임 최고경영자(CEO)인 브라이언 니콜 체제하에서 미국 시장에서의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최근 분기에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동일매장매출 감소세를 끊어내서 실적이 회복세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스타벅스 측은 과거 파업이 전체 매장의 1% 미만에만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워커스 유나이티드는 지난 2021년 스타벅스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현재 550개가 넘는 매장에서 1만2000명 이상의 근로자를 대표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스타벅스는 노조가 실제로 대표하는 인원은 550여개 매장에서 근무하는 9500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