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카플레이 도입하나…블룸버그 "내부 시험 중"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자사 차량에 애플 카플레이 도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카플레이 탑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온 테슬라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가 내부적으로 카플레이 기능을 시험 중이며 향후 몇 달 안에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테슬라는 자체 운영체제(OS)를 유지하고 카플레이를 현재 인터페이스 안에 있는 하나의 윈도 형태로 구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카플레이를 주행보조 시스템인 완전자율주행(FSD)과는 연동하지 않을 방침이다. 운전자는 테슬라의 자체 내비게이션 앱을 통해 FSD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도입 계획은 최종 확정되지 않았고 시점도 늦춰질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최근 제너럴모터스(GM) 등 일부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집중하기 위해 카플레이를 단계적으로 제외하겠다고 밝힌 것과 대조된다.
현재 테슬라 전기차는 자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메시징, 웹 브라우징 등 자체 애플리케이션(앱)과 기능을 제공한다.
카플레이는 테슬라 고객들이 가장 많이 요청해온 기능 중 하나로 알려졌다. 이미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수년 전부터 카플레이를 지원해왔다.
그동안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수년간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을 비판해왔고 애플이 자체 전기차 개발을 위해 테슬라 엔지니어를 영입하자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테슬라는 특히 자체 전기차를 개발하는 애플이 자사 고객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에 반대했다.
그러나 이후 상황이 바꼈다. 지난해 애플은 전기차 개발 계획을 중단했다. 또 현재 애플은 머스크의 소셜미디어(SNS) X와 인공지능(AI) 챗봇 그록 유통에 있어서 주요 파트너다.
아울러 테슬라 판매가 둔화되는 가운데 일부 소비자들은 카플레이가 지원되지 않는 점을 구매를 꺼리는 이유로 꼽는다. 맥킨지가 지난해 진행한 조사에서 구매자의 약 3분의 1은 카플레이, 또는 안드로이드 오토 미지원 차량은 구매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2014년에 출시된 카플레이는 메시지, 뮤직, 지도 앱과 음성 비서 시리와 같은 애플 자체 앱과 구글맵스나 스포티파이 같은 일부 외부 앱도 지원한다.
블룸버그는 미국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테슬라가 카플레이를 도입하면 애플 입장에서 자사 생태계 결속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