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S 포트폴리오 분석]② ETF·소비재 팔고, 잠재력 높은 바이오·기술주 대거 편입 [넘버스]

2025-11-14     신준혁 기자

 

/사진=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NPS)이 3분기 미국 증권시장에서 18조원이 넘는 평가이익을 거뒀지만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보면 다소 공격적인 투자 기조가 눈에 띈다.

특히 ETF를 대거 처분하고 변동성 높은 기술주 종목을 신규 편입하면서 투자 리스크가 다소 높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9월 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13F 보고서에서 보유 중인 미국 주식의 액면가치를 약 186조원(1287억7000만 달러)으로 신고했다. 이는 지난 분기 대비 18조6400억원(129억4000만 달러) 증가한 규모다. 

국민연금은 3분기 상위 10개 종목 중 엔비디아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를 각각 301만8494주, 91만2970주, 62만4236주씩 추가 매수했다. 아마존(58만6297주)과 메타(13만8570주), 브로드컴(27만8168주), 알파벳A(36만3295주), 테슬라(16만4227주)도 추가로 사들였다.

신규 매수 종목에는 뉴로크린 바이오사이언스, 인사이트, 나테라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바이오 기업들이 다수 포함됐다. 임상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성장성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종목은 신약 개발과 유전자 진단 등 의료 기술을 보유했다. 3분기에는 모두 52주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글로벌 증권사 컨세서스와 비교해도 여전히 저평가된 상황이다.

반면 상위 기업 500개에 분산 투자하는 ETF인 iShares Core S&P 500은 2324만9419주(32.92%)를 팔아치웠다. 한화 약 2조2446억원(15억5771만 달러)에 해당하는 규모다. 

ETF 매도는 국민연금이 개별 종목을 확보하고 섹터·종목별 익스포저를 조정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이지만 오히려 운용 리스크를 높인 선택이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기술주 조정 국면에서 주가 변동성이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규 편입 종목 중 눈에 띄는 기업은 리비안과 레딧이다. 매수 규모는 △레딧 147만6306달러(6419주) △리비안 208만5440달러(1만4206주)다. 운용 규모 대비 미미한 수준이지만 상징적으로 테마 투자 성향을 강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리비안은 전기차 스타트업으로 미국 자동차 판매량 기준 30위권 수준에 머물렀고 대규모 영업손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레딧은 지난해 기준 월간 방문자 수가 4억3000만명에 달하하는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다만 주가는 지난해 초 상장 후 급락과 급등을 반복했다. 영업손실이 4년째 이어져 수익 구조가 불안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연금이 이번 분기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도미노피자다. 지난 분기와 비교했을 때 보유 지분 중 42.46%에 해당하는 1444주를 처분했다. 종합 식품 제조사 크래프트하인즈, 북미 최대 식료품 유통업체 시스코도 각각 보유 지분 중 5.63%, 2.25%를 각각 매각했다. 필수 소비재 성격의 방어적 자산은 줄이고 변동성 높은 성장주를 늘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