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툰엔터', '고환율'에 4분기 실적 전망 어둡다
네이버 웹툰 사업을 총괄하는 미국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솟아오르는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는 기업이다. 웹툰엔터는 미국 회사이면서 수익의 80% 이상을 일본, 한국 지역에서 얻는다. 아시아에서 번 돈을 달러로 바꿔 미국 법인 매출을 집계하기 때문에 엔화·원화 약세가 지속될수록 불리하다.
웹툰엔터는 올해 3분기에 외형 성장을 이어갔지만 환율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3분기 평균 환율을 적용한 매출은 3억7804만달러(약 5236억원·환율 1385.14원)로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했다. 이를 전년 동기 같은 환율(1358.17원)을 적용하면 증가율이 9.1%로 늘어난다. 같은 실적이지만 원화 가치가 낮아질수록 매출이 더 적게 집계되는 모습이다.
강달러·IP 흥행 예측 불가에 4분기 보수적 전망
문제는 일본발 엔화 약세와 맞물려 달러 수요가 치솟는 상황이다. 이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계엄 시국에 기록한 1480원대에 근접하고 있다. 3분기엔 환율이 1350원대 중반부터 1400원대 초반을 오르락 내리락했는데, 4분기 들어서는 1400원대 중반에서 상승 기세를 보였다.더욱이 일본, 한국 모두 연간 수 백억 달러 단위 대미 투자를 약속해 달러 강세를 더 자극할 요소가 남았다.
이런 가운데 웹툰엔터는 4분기 실적을 보수적으로 전망했다. 정확한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지만 달러 강세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웹툰엔터는 환율 변동을 제거해도 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3~5.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만약 원화, 엔화 가치가 더 낮아지면 감소 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이러한 전망에는 지식재산권(IP) 흥행을 예측하기 어려운 엔터테인먼트 산업 특징도 반영됐다. 데이비드 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실적발표에서 "디즈니와의 협업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구체적인 재무적 영향은 향후 추가 공지를 통해 설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디즈니·워너브러더스 어깨에 올라탄 웹툰
웹툰엔터는 북미 지역 사업 확장에 집중하는 중이다. 이러한 전략이 성공할수록 달러 수익이 늘어나고 환율 변동 영향도 줄어든다. 3분기에는 영어권 콘텐츠 수익을 확대했다. 웹툰엔터가 운영하는 글로벌 웹코믹 앱의 3분기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5% 성장했다. 특히 영어권 MAU가 12% 성장해 유료 이용자 수 증가에 기여했다. 웹툰은 한국에서 처음 만든 디지털 만화 형식인데, 이에 생소한 영어권 이용자의 문화 장벽이 낮아지는 모습이다.
웹툰엔터의 북미 시장 주요 공략법은 월트디즈니컴퍼니, 워너브러더스 애니메이션(WBA) 등 미국 기업과의 협력이다. 디즈니는 웹툰엔터 지분 2%를 인수해 협력 관계를 만들었다. 웹툰엔터와 디즈니는 마블·스타워즈·디즈니·픽사·20세기 스튜디오의 디지털 만화 3만5000편을 담은 플랫폼을 함께 개발한다.
웹툰엔터는 WBA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한국어·영어 오리지널 IP 10편을 애니메이션으로 공동 제작하기로 했다. 웹툰엔터는 지난해 나스닥 상장을 성공하며 '한국의 디즈니'가 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웹툰으로 우수 IP를 확보하고, 이를 영상화해 2차 수익을 얻는 등 세계적인 콘텐츠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방향성이다. 이번 분기 크게 늘어난 IP 매출도 웹툰 원작 영화 '좀비딸' 흥행이 크게 기여했다. IP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168.7% 급등했다.
네이버웹툰은 실적을 집계할 때 환율 영향을 받고 있지만, 외형 성장을 지속 중이라고 강조했다. 김준구 웹툰엔터 대표는 3분기 실적발표에서 "이번 분기에는 새로운 스토리텔링 형식과 경험을 통해 플랫폼 혁신을 지속하고 세계적인 인정을 받은 성공적인 IP 각색을 출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