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대표 공모 불참' 구현모, 통신 전문성 없는 '낙하산' 우려

2025-11-14     윤상은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2022년 8월30일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소피텔 엠버서더 서울 호텔'에서 진행된 KT 민영화 20주년 기념식에서 '디지코 KT'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 KT

구현모 전 KT 대표이사 KT 차기 대표 공모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KT는 김영섭 대표가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차기 CEO는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된다. 이 과정에 구 전 대표는 후보 하마평에 올랐다.

구 전 대표는 14일 입장문을 내고 "회사가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고 해서 전임자가 다시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구 전 대표는 KT의 지배구조가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3년전 KT에서 벌어진 일들은 우리나라 기업 역사상 한 번도 없었던 일이며,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며 "정관에 따라 추천된 대표이사 후보를 외부에서 개입해 사퇴시키고, 사외이사들까지 사퇴하도록 해 무려 6개월 동안 대표이사도, 이사회도 없는 기형적 경영 공백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KT는 특정 소유주가 없는 소유분산기업의 특성상 대표 선임 때마다 외풍에 취약하다는 우려를 받았다. 구 전 대표 역시 연임에 도전했지만 외부 영향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2023년 초 KT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경영 공백을 겪었다. 이후 외풍을 차단한다는 취지로 사외이사 중심 대표 선임 체계를 구축했다. 사외이사 8인 전원이 참여하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최종 대표 후보를 선정하도록 했다. 

구 전 대표는 이러한 체계도 정당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2023년 경영 공백)이후 새로이 이사회가 꾸려졌고 대표이사가 선임됐지만 이사회의 정당성은 훼손되고 경영의 연속성도 단절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초 주총에서는 내년도 임기만료 예정 이사들이 임기 만료된 이사 4명 전원을 다시 추천해 선임하도록 하고, 정관에도 맞지 않는 인사권 관련 규정을 신설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지적했다.

구 전 대표는 통신 산업에 관한 이해가 낮은 인물이 대표 자리에 오르는 '낙하산' 인사를 우려했다. 구 전 대표는 "KT의 역사도, 문화도, 기간통신사업자의 역할과 책임도 모르는 분들은 (대표 공모)참여를 자제해달라"며 "KT 대표이사를 '좋은 일자리'라고 생각해 응모하는 분들 역시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3년 동안)KT의 사업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임원들이 경영진에 들어왔고, 2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전체 임원의 1/4 이상이 외부에서 영입됐다"고 지적했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연말까지 최종 대표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현재 경영 능력, 정보통신기술(ICT) 전문성을 자격으로 내걸고 후보를 공모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