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유동화시장 안정 단계 진입...규모 회복·구조 복원 중

2025-11-15     나영찬 기자
/표=나이스신용평가

 

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위축됐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시장이 올해 안정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금리가 안정되고 차환 여건이 개선되면서 PF 유동화시장의 규모가 회복됐고 구조 또한 복원 중에 있다.

15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PF 유동화시장은 레고랜드 위기를 넘어 안정 속에서 체질을 재정비하는 과정에 놓여있다. 올해 PF 유동화시장은 사업 유형을 비롯해 사업 단계, 신용보강 구조별로 선별과 집중의 흐름이 형성됐으며 이는 향후 시장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변곡점으로 판단된다.

PF 유동화시장은 2022년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이후 단기자금 경색과 신용 리스크 확산으로 위축됐으나 2023년부터 정부의 유동성 지원과 시장 안정 프로그램이 가동되면서 서서히 안정을 되찾았다. 2024년에는 지방 사업장의 미분양 증가와 부실 PF 대책 등의 우려로 흔들렸으나 올해 들어서는 금리 안정과 차환 여건 개선에 따라 유동성 위험이 상당 부분 완화되고 시장 전반이 안정 단계에 진입했다.

우선 차환에 기반해 발행 규모가 회복됐다. 9월 말 PF 유동화증권 발행잔액은 46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4.3% 증가했다. 다만 2022년 6월 말 대비 사업 수는 53% 감소했다. 발행잔액 증가는 차환과 유지를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PF 유동화시장 회복 성격이 구조적 확대가 아니라 유지형 회복임을 의미한다'며 '2025년의 PF 유동화시장은 유동성 순환에 기반한 제한적 회복 단계이며 PF 규제 정책과 시장 불확실성 등 외부 제약 요인이 여전히 신규 유입을 억제하고 있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만기 구조는 예측할 수 있는 형태가 되고 있다. 유동화증권이 단기 차환에 반복적으로 의존하던 시기를 지나 일정 수준의 만기 분산과 평균 만기 장기화가 이뤄지며 시장 전체가 안정적인 자금 순환 체계를 회복하는 모습이다. 이를 나타내는 지표는 가중평균 잔존만기(WARM)로 2022년 말 유동화 계획 기준 WARM은 약 17개월이었으나 2025년 6월 말 WARM은 약 22.4개월로 상승했다.

유동화시장의 회복세는 주거시설과 수도권이 이끌고 있다. 주거시설 PF 유동화증권 잔액은 2022년 6월 말 29조9000억원에서 2024년 6월 말 22.6조원으로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2025년 9월 말 29조8000억원으로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는 주택 수요가 일정 수준 유지된 가운데 금융당국의 공급 확대 정책과 분양시장 정상화가 자금 흐름 개선에 기여한 결과다.

지역별로는 PF 유동화시장의 회복세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수도권 PF 유동화증권 잔액은 2023년 6월 말 24조1000억원에서 2025년 9월 말 29조2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수도권은 분양률이 높고 수익성 확보가 용이하며 사업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올해 PF 유동화시장의 회복은 시장의 확장이 아닌 기존 물량의 유지형 안정화 성격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발행 대부분이 신규 프로젝트 유입이 아니라 기존 사업의 차환·연장에 기반하고 있으며 시장 내 자금은 여전히 단기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