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9만5000달러선도 붕괴…6개월 만에 최저치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약세를 이어가며 한때 9만5000달러선 밑으로 떨어졌다.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 조정과 맞물려 나타난 흐름으로 풀이된다.
14일(현지시간) 경제전문 매체 CNBC에 따르면 이날 한때 비트코인 가격은 9만4491달러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5월7일 이후 최저치다. 또 이번 주 들어 약 6% 하락했다.
최대 규모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스트래티지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등 가상자산 관련주도 약세를 보였다.
윈터뮤트OTC의 제이크 오스트롭스키스 트레이딩 총괄은 “비트코인은 현물 매도와 기업 헤징 수요로 이미 압박을 받고 있었고 트레이더들은 알트코인을 거의 완전히 회피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상자산 고유의 서사가 약해질 때 전통 자산과의 상관성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많은 빅테크 종목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도 투자해 두 자산군이 비슷한 흐름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다. 최근 AI 투자 지출 급증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여러 빅테크 기업 주가가 하락했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축소된 점도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블록체인 개발 및 투자사인 아니모카브랜즈의 얏 시우 공동창업자는 “시스템 내 자금이 줄었다”며 이는 “광범위한 조정 국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른 부족분이나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특정 자산을 매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시우는 최근 기관투자자 자금이 대거 유입됐는데 이들은 장기간 비트코인 보유자들이 “종교적인” 수준으로 갖고 있는 4년 주기의 상승기를 믿지 않아서 이번 가상자산 시장 사이클이 과거와 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 비트코인과 기타 디지털 자산이 어느 정도 회복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4년 주기 때문에, 그리고 과거의 가격 하락과 조정 때문에 비트코인이 6만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견해가 있지만 “나는 기관투자자들이 그 사이클을 그대로 따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약 5% 상승했고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로는 40% 이상 올랐다. 그러나 최근 모멘텀이 크게 둔화됐고 기관투자자 관심도 줄어든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 대규모 레버리지 청산으로 하루 만에 190억달러가 빠져나가며 전반적인 시장 심리를 약화시켰다.
가상자산 리서치업체 10x는 가상자산 시장이 약세장에 들어섰다고 진단하며 그 근거로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 약화, 장기 보유자들의 지속적인 매도, 개인 투자자 참여 부진 등을 들었다. 10x는 지난해 여름과 올해 초 약세장에서 각각 30~40%의 낙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은 올해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상황이며 현재 지속 가능한 반등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10x는 다음 주요 지지선으로 9만3000달러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