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500원' 코앞…제약-CDMO사 희비 교차

2025-11-16     주샛별 기자
/ 사진=AI 이미지 생성

최근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500원 선을 위협하면서 전통 제약사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사이에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수출 중심의 CDMO 기업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CDMO 계약 대부분이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다만 전통제약사의 경우 의약품 원재료를 중국 등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달러 등 외화를 사용해 수입하는 경우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 원재료의 가격이 더 비싸지는 구조여서다. 

 

제약사 원가 압박·R&D 비용 ‘이중고’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연평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415.28원을 기록했다. 이는 외환 위기가 덮쳤던 지난 1998년을 넘어선 역대 최고치다. 특히 지난 12일에는 장중 1470원을 기록하며 1500원 선을 위협하며, 지난 4월 이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환율 상승 영향은 의약품 원재료 가격 부담을 키우기 때문에, 대부분의 제약사에게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중국 등 해외에서 원재료를 수입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위안화가 아닌 달러를 기준으로 계약을 체결해서다. 

아울러 대웅제약과 한미약품 등 대형 제약사들의 경우 연구개발(R&D)을 위해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강달러 현상은 임상 비용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임상 시험을 미국이나 유럽 등 외화 기반 국가에서 진행할 경우, 환율 변동에 따른 추가적인 비용 부담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1위 기업인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 사진=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환차익 수혜’

다만 바이오 기업들은 환율 상승을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이다. 특히 수출 중심의 바이오기업들은 의약품 수출 비중이 큰 만큼, 환율이 상승하면 환차익을 누릴 수 있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분기 우호적 환율 효과와 1∼4공장 풀가동을 통한 매출 기여 증대 등에 따라 창립 이래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0월 급등한 원달러 환율이 지속된다면 4분기 환율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강자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출 기반으로 실적을 형성하고 있는 셀트리온에게도 일정 기간 동안 긍정적 영업 여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