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CEO 공모 마감…내외부 인사 30여명 경합

2025-11-17     이진솔 기자
서울 광화문 KT 사옥 /사진 제공 =KT

KT 차기 최고경영자(CEO) 공모가 마감되면서 연내 최종 후보 선정을 향한 경쟁이 본격화했다. 업계는 내외부 인사 최소 수십명이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된 낙하산 논란과 경영 공백을 끝내고 전문성 있는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KT는 이달 16일 차기 대표 후보 공개모집을 종료했다. 사외이사 8명으로 꾸린 이사후보추천위원회 주도로 진행된 이번 공모에는 20~30명이 지원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추천위는 공모 외에도 외부 전문기관과 주주 추천, 사내 후보 등 다양한 경로로 후보군을 구성할 예정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임기가 내년 3월 주총까지인 가운데 연임 포기 뜻을 밝혔다. 연내 최종 후보 1인을 압축한 뒤 내년 3월 주주총회 결의로 차기 수장을 최종 선임하게 된다.

KT CEO 선임은 최근 수년간 정치적 외풍과 내홍을 거듭해 왔다. 2023년에는 구현모 전 KT 대표가 연임에 도전했지만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의 반대로 좌초됐고, 윤경림 전 KT 사장이 후보로 낙점됐다가 20일 만에 물러나는 진통을 겪었다. 이후 진행한 재공모에서는 38명이 지원해 김 대표를 비롯해 ·박윤영 전 KT 사장·차상균 서울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교수 등 3인으로 압축됐고 김 대표가 최종 취임하기까지 약 5개월간 공백이 이어졌다.

이번 공모에 앞서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구 전 대표는 불참을 선언했다. 그는 입장문에서 내부 인재 중심 선임을 지지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후보군은 내외부 인사들이 고루 포진했다. 내부에서는 이현석 커스터머부문장 부사장이 현직자 중 유일하게 출마해 조직 내 지지를 모으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사장과 박 전 사장은 과거 CEO 경쟁에 여러 차례 이름을 올린 베테랑 후보로 꼽힌다.

외부에서는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주형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차 교수, 박태웅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공공AX 분과장 등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들도 물망에 올랐다. 홍원표 전 삼성SDS 대표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임 기준은 까다롭다. KT는 기업가치 제고 경험과 글로벌 경영 시각, 기술·시장 변화 대응 전문성 등을 요구 사항으로 제시했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이 1차 심사로 후보를 추린 뒤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최종 선정을 맡는다. 주총에서는 출석 주주 의결권의 5분의 3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최근 불법 펨토셀 사건 등 통신·보안 인프라 문제가 연이어 터지면서 네트워크 안정성 관리 능력이 경영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다. 통신 전문성과 경영 혁신 능력을 동시에 갖춘 인물 확보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