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선 M&A]⑤ 코아스, 이화전기 지분 확보 험난…상장 유지도 '빨간불' [넘버스]

2025-11-17     황현욱 기자
/사진 제공=코아스, 이미지 제작=황현욱 기자

이화전기를 상대로 공격적 인수합병(M&A)에 나선 가구 업체 코아스가 지분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6년째 이어진 영업손실로 현금여력이 바닥난 데다 최근 불성실공시 제재까지 받으며 추가 지분매입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여기에 이화전기가 무상감자를 추진하면서 코아스의 인수 시도가 좌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화전기는 이달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액면가 200원인 보통주 100주를 1주로 병합하는 100대1 무상감자를 추진한다. 감자가 완료되면 자본금은 기존 447억원에서 4억원대로 줄고 발행주식 수도 2억2000만주에서 224만주로 대폭 감소한다.

1956년 설립된 이화전기는 국내 최초로 무정전 전원공급장치를 개발한 전력전자 기업이다. 주요 제품은 변압기와 주파수변환장치 등이며, 이트론·이아이디와 함께 순환출자 구조를 이뤄 세 회사 중 한 곳의 경영권이 바뀌면 나머지 두 곳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화전기는 지난달에도 같은 안건으로 임시 주총을 열려 했지만 코아스가 낸 상정금지 가처분이 법원에서 인용되며 연기된 바 있다. 

코아스는 이화전기의 2대주주지만 경영권을 되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 9월 정리매매 과정에서 이화전기 지분 34.03%를 확보하며 2대주주에 오른 뒤 적대적 M&A를 시도했지만 최대주주 이트론이 특수관계자 지분을 포함해 지분율을 50.09%로 끌어올리면서 판세가 뒤집혔기 때문이다.

코아스의 재무여건은 인수전을 이어가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본업인 사무용가구의 경쟁력 악화로 2020년부터 올 3분기까지 6년째 영업손실을 기록해왔다. 올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47억원으로 3분기만 놓고 보면 25억원의 손실을 냈다.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프=황현욱 기자

금융비용도 빠르게 늘고 있다. 3분기 누적 금융비용은 33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9.5% 증가했다. 현금성자산은 22억원에 불과한 반면 단기차입금은 213억원에 달한다.

유동자산은 213억원, 유동부채는 459억원으로 유동비율이 46.5%에 머물러 안정적 수준으로 평가되는 150~200%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여기에 지난해 발행한 4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부담 요인이다. 이달 21일 CB·BW 전환으로 상장되는 코아스 신주 810만8823주는 기존 발행 주식(329만720주)의 2.4배로 이에 따라 자본잠식은 다소 완화되겠지만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는 크게 희석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아스는 최근 한국거래소의 불성실공시법인 제재로 신뢰도에도 타격을 받았다. 이화전기·이트론 지분 매입 과정에서 공시지연과 허위공시가 문제로 지적돼 벌점 42점과 제재금 6억2000만원이 부과됐다. 관리종목 지정은 내년 10월까지 유지되며 벌점이 15점 이상 추가되면 상장적격성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시장 분위기도 싸늘하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이트론이 과반 지분을 확보한 상황에서 코아스가 이를 뒤집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본업에서 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회사를 무리하게 적대적으로 인수하려는 시도 자체가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리한 시도로 오히려 코아스의 재무 부담만 커졌다"며 "이화전기 지분을 되팔아도 상장폐지된 탓에 제값을 받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아스 관계자는 "이화전기의 감자 강행에 여전히 반대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현재 관련 법률 검토를 신중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자닌 투자의 경우 시장과 주주의 판단에 맡길 사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