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CEO 인사 시즌] 장원재 메리츠증권 각자대표, 호실적에 연임 가능성 높이나

2025-11-17     조윤호 기자
장원재 메리츠증권 각자대표이사 /그래픽=챗GPT

장원재 메리츠증권 각자대표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그의 거취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장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까지이다. 올해 3분기 실적이 개선 흐름을 보이며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메리츠금융그룹의 지배구조 특성상 그룹 차원의 전략 변화가 장 대표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1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올해 불안정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냈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5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2000억원으로 14.1% 늘었다. 누적 기준으로도 당기순이익 6435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8%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기업금융(IB)·자기자본투자(PI)를 중심으로 한 핵심 사업이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리테일·자산관리(WM) 부문에서도 고객 기반 확대가 이어지며 수수료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장 대표는 메리츠증권에서 IB, 전략, 리스크관리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내부 전문가다.

그는 취임 이후 PI 중심의 전통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리테일·WM 사업 확장 전략을 병행해왔다. 그동안 기관·법인 위주의 수익 구조를 보다 균형 있게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졌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메리츠증권이 강점을 가진 IB·PI에 대한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리테일의 외연 확장을 시도한 점이 첫 임기 성과"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특히 장 대표는 그룹 차원에서 강조하는 '선제적 리스크 관리' 기조를 증권 부문에 적용해 변동성 국면에서도 안정적 운용을 이어온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는 리스크 관리에 대한 철학이 강한 그룹인데 장 대표가 이를 충실히 반영하며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했다"며 "실적과 조직 안정성 면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25년 3분기 메리츠증권 실적 /자료=메리츠금융그룹

이런 가운데 장 대표의 연임 구도에 변수도 감지된다. 메리츠그룹은 전통적인 금융지주 체제가 아니라 지배회사 중심의 구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전략 변화나 임원 라인업 조정이 계열사 인사에 직접 연동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향후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장 대표의 거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업계 일부에서는 메리츠그룹·메리츠화재 등 핵심 계열사에서의 조직 재정비 가능성을 거론하며 "증권사 인사 역시 연동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리테일 사업 확대에 따른 비용 구조 변화도 인사 판단에 고려 요소가 될 수 있다.

메리츠증권은 WM·리테일 고객 기반을 넓히기 위해 인력·서비스 투자 규모를 늘려왔는데 향후 수익성 개선 속도와 비용 효율성이 얼마나 확보될지가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리테일 확대는 방향성 측면에서 불가피하지만 단기적으로 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있어 이를 통제하는 능력이 향후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장 대표는 IB·PI 중심의 전통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리테일 기반을 강화해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며 "실적과 조직 안정성 측면에서 연임 명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변수는 그룹 지배구조이며 메리츠금융의 전략 변화가 있을 경우 증권사 리더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그러나 현재까지는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