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픽코마의 일본 공략법 '웹툰·웹소설 수급 확대'
카카오픽코마는 카카오 해외 진출의 첨병인 자회사다. 이 회사는 2016년 일본에서 디지털 만화·소설 플랫폼 단일 앱 '픽코마'를 출시한 뒤 일본만화·웹툰·소설(웹소설 포함)을 공급해왔다. 지난해부터는 '작품 퍼스트'를 기조로 콘텐츠 수급처 확대에 집중했다. 구체적으로 △기존 콘텐츠의 웹툰화 △지식재산권(IP) 생애주기 확대 △작품 주목도 증진 등이 핵심이다.
18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픽코마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270억원이었다. 엔화 기준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이다. 카카오픽코마는 영업이익 수치를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전년동기 대비 2배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시장조사기업 센서타워의 조사 결과 올 1~3분기 일본 앱마켓 누적 거래액 1위를 유지했다.
이러한 매출 성장의 배경은 픽코마 앱 내 콘텐츠 증가-이용자 유입 확대-결제액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다. 카카오픽코마 관계자는 "콘텐츠와 독자(이용자)를 연결하기 위해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확장해 다양한 장르, 스토리를 가진 작품으로 독자가 감동과 여운을 풍성하게 느낄 수 있도록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픽코마는 지난해 콘텐츠 발굴을 목적으로 콘텐츠 수급(sourcing) 시스템을 개편했다. 신규 IP를 발굴하기 위해 일본 유명 출판사인 가도카와 등 파트너사와 협력하고 '픽코마 노벨즈 대상' 등 공모전을 개최했다. 개편된 콘텐츠 수급 시스템에는 IP의 해외 진출 지원, 파트너사와의 일본 웹툰 산업, 이용자 동향 등 시장 정보 공유가 포함됐다.
픽코마 노벨즈 대상은 좋은 성적을 거둔 IP를 웹툰으로 제작·영상화하는 등 '원·싱글소스멀티유스(OSMU·콘텐츠 하나를 다양한 매체로 확장)'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공모전 1차 심사를 통과한 작품을 픽코마에서 연재해 신인작가의 이름을 알릴 수 있도록 했다.
2023년에 처음 열린 픽코마 노벨즈 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소설 '연하 남편의 미래를 위해 이혼장을 남기고 나간 결과'는 동명의 웹툰으로 제작돼 픽코마 앱에서도 인기를 얻었다. 같은 절차로 올 3분기 연재를 시작한 '고요한 밤에 너는 사라졌다. -이혼한 줄 알았던 남편에게서 도망칠 수 없다'도 웹툰으로 제작돼 픽코마에 공급됐다.
이때 카카오픽코마 산하의 스튜디오가 웹툰화를 지원했다. 셰르파스튜디오는 한국인 작가가 작화에 참여해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제작환경을 구축했으며, 스튜디오원픽은 한국 웹소설을 웹툰으로 제작해 일본 픽코마 앱에 공급했다. 한국 웹소설 '용사 파티 때려치웁니다' '늙은 죄수는 고독에 산다' 등은 웹툰으로 제작돼 일본 픽코마에서 먼저 공개된 뒤 한국 카카오페이지에서 서비스되기도 했다.
콘텐츠 사업의 경쟁력은 우수 IP 생애주기 확대가 결정한다. 월트디즈니가 '피노키오' '겨울왕국' '모아나' 등 우수 IP를 애니메이션, 영화, 캐릭터, 음악 등 여러 형태로 수십년 동안 활용해온 것이 대표 사례다.
카카오픽코마는 이와 같이 IP의 생애주기를 늘릴 계획이다. 회사가 '나 혼자만 레벨업' 애니메이션제작위원회에 참여해 일본, 한국, 미국 등에 콘텐츠를 공급한 것이 하나의 사례다. '나 혼자만 레벨업'은 넷마블 게임으로도 제작됐다.
카카오픽코마 관계자는 "지난해 개편한 콘텐츠 수급 시스템을 올해 안정·발전시켜 콘텐츠의 라이프사이클을 더욱 적극적으로 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