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CEO 인사 시즌] 최원석 BC카드 대표, 4연임 달성하나…모회사 KT발 변수는
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가 4연임의 기로에 섰다. 여신금융 카드 업계가 고금리·당국 규제·소비 둔화 등 환경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BC카드는 수익성을 끌어올리며 건전성을 회복하고 자체카드를 확대하는 등 성과를 올렸다. 최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18일 BC카드에 따르면 3분기 순이익은 4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94억원)보다 38.3% 증가했다.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도 전년 동기(1292억원) 대비 소폭 증가한 135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건전성 지표 역시 개선세가 뚜렷하다. 실질 연체율은 지난해 말 2.55%에서 올해 3분기 1.90%로 떨어졌다. 실질 연체율이 2% 아래로 내려간 것은 건전성 기반이 안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같은 기간 1.66%에서 1.29%로 하락했다.
BC카드의 체질 개선 중심에는 '자체카드'가 자리한다. 3분기 자체카드 수수료수익은 402억원으로 전년 동기(264억원) 대비 52.3% 늘었다. 최 대표는 취임 이후 자체 발급 카드 확대라는 전략 기조를 일관되게 추진했다. 자체카드인 'BC바로카드' 라인업은 4년 동안 22종으로 늘었다. 이번 실적은 그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디지털·데이터 기반 사업 확장도 주목받는 지점이다. BC카드는 모회사 KT와의 데이터 연계를 본격화하며 인공지능(AI) 기반 리스크 관리, 맞춤형 소비 분석, 가맹점 솔루션 고도화 등을 진행했다. 결제 중개사의 한계를 넘어 '플랫폼 기반 금융–데이터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방향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는 그룹 차원의 정보통신기술(ICT) 전략과도 맞닿아 있는 만큼 향후 확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BC카드가 지분 33%를 보유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 여부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최근 케이뱅크는 2년 연속으로 1000억원대 순이익을 유지하며 상장 추진에 다시 속도가 붙은 상태다. 코스피가 4000선을 넘기며 시장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한 점 역시 케이뱅크 IPO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케이뱅크가 상장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무적투자자(FI)들과의 조율, 상장 전략 확정 등이 필요해 최 대표가 챙겨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의 IPO 추진이 BC카드의 중장기 전략과 직결된 만큼 상장 작업의 연속성을 위해 최 대표의 리더십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그렇다고 최 대표의 4연임에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BC카드의 최대주주로 지분 69%를 보유한 KT가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최근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연임을 포기하면서 KT는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KT가 그룹 CEO를 교체할 때 계열사 수장을 함께 재정비하는 흐름은 과거에도 반복됐다. 이에 따라 KT 차기 사장 결과가 최 대표의 거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금융권 안팎에서는 최 대표가 KT의 차기 CEO 후보군으로 언급되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는다. 실제 최 대표는 2023년 진행된 KT 사장 공모에 사내 자동 후보군으로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BC카드 관계자는 "엄격한 리스크관리와 수익성 중심의 경영 전략 덕분에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최 대표는) 본업인 프로세싱 사업 경쟁력 강화, 자체카드 사업 신규 추진 및 확대, 신규 고객사 확보 등으로 경쟁력 강화에 노력해왔다"라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최 대표는 그간 BC카드를 매입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자체 사업 기반으로 바꾸며 디지털·데이터 사업을 고도화한 인물로 평가된다"라며 "건전성·수익성을 동반 개선하는 성과를 낸 CEO라면 연임 판단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