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CEO 인사 시즌]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용퇴 수순…세대교체 인사 본격화

2025-11-18     조윤호 기자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그래픽=챗GPT

대신증권 오익근 대표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사실상 용퇴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내부적으로 후임 검토가 진행되면서 세대교체를 전제로 한 리더십 전환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 측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오 대표가 최근 그룹 측에 용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연임 가능성은 사실상 접힌 상황이다.

1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오 대표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방향으로 내부 정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은 지주체제가 없는 오너 중심 구조에서 대표 선임·교체가 결정되는 만큼 이번 용퇴는 오너 일가의 전략적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 관계자는 "오 대표의 용퇴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라며 "내부적으로도 후임 인선을 전제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2020년 선임 이후 5년간 대신증권을 이끌며 보수적·안정적 경영 기조를 유지해왔다. 금리 변동성 확대, 리테일 거래 감소 등 불안정한 외부 환경 속에서도 비용 효율화, 리스크 관리 강화,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등을 통해 손익 변동성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대신증권의 특성을 고려한 '현실적 성장전략'을 유지하며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의 균형 체계를 구축한 점은 내부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 측면에서는 과제가 남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디지털 전환 속도, 비대면 자산관리 경쟁력, WM 고도화 등 주요 영역에서 대형사 대비 대응이 늦었다는 평가가 일부 존재한다. 금융업 전반이 빠르게 재편되는 환경 속에서 대신증권이 다음 단계를 준비하기 위해 리더십 전환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후임 대표로는 진승욱 부사장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진 부사장은 IB·기업금융 부문에서 주요 보직을 맡아왔으며 조직 내 실무 신뢰도가 높고 비교적 '젊은 리더십'이라는 점에서 세대교체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대신증권의 '현실적 IB 전략'과 보수적 리스크관리 기조를 이해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조직 안정성과 변화 모두를 고려할 수 있는 카드라는 해석도 있다.

다만 오너 일가 중심의 구조 특성상, 공식적인 후임 인선은 일정 시점까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 견해다. 일부에서는 특정 임원이 추가 후보로 거론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존재하지만 현재까지는 진 부사장으로 단일 체제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번 인사가 대표 교체를 넘어 그룹 전략 변화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신증권은 리테일 영업망 재편, 디지털 서비스 확장, 비이자수익 기반 강화 등 사업 모델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한 관계자는 "이번 대표 교체는 단순한 인사 이상의 의미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며 "대신증권이 향후 어떤 성장전략을 선택할지가 그룹 전반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오 대표의 용퇴는 내부에서 비교적 '조용한 전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 대표가 재임 기간 동안 조직 안정성에 기여했으며 내부 신뢰관계도 무난한 편이었기 때문이다. 내부에서는 "대신증권의 체질을 유지하면서도 기초 체력을 다진 CEO"라는 평가가 여전히 적지 않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오 대표는 대신증권이 큰 외부 충격 없이 안정적으로 경영을 이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다만 시장·조직 환경 변화가 워낙 빠르다 보니 세대교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대신증권의 중장기 전략과 오너 일가가 구상하는 변화 방향을 동시에 보여주는 모양새"라며 "후임 체제가 디지털·WM 경쟁력 강화에 어떤 속도를 낼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