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CEO 인사 시즌] 신한금융 "동일 조건 경쟁"…진옥동 대세론에 미칠 영향은

2025-11-19     김홍준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 제공=신한금융

신한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가 4명으로 압축된 가운데,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진옥동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신한금융이 외부 후보까지 실질적 경쟁을 펼치도록 환경을 조성해 공정성을 최우선으로 내세운 것과 관련, 인선 과정의 투명성이 보장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압축후보군(숏리스트)을 내부 3명과 외부 1명으로 추렸다. 내부 후보는 진 회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대표다. 외부 후보는 본인 요청에 따라 신원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절차의 가장 큰 특징은 외부 후보에게도 그룹 전략과 현안 정보를 직접 제공하는 간담회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하나금융그룹이 금융권 최초로 도입한 외부 후보 전용 간담회를 신한금융도 승계 절차에 반영해 형평성을 강화했다. 내부 후보만 유리한 구조를 벗어나 외부 후보도 실질적인 경쟁 환경을 보장받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앞선 2022년 절차와도 확연히 달라졌다. 당시에는 초기 후보군 공개부터 최종 선임까지 2주 남짓한 기간에 진행됐다. 올해 신한금융은 9월부터 검증을 시작하고 회추위 사무국을 신설하는 등 초기 단계부터 충분한 시간을 들여 절차를 설계했다. 여기에 외부 후보 간담회까지 도입되면서, 회추위가 '동일 조건 경쟁'을 보장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이 이번 승계 과정의 가장 큰 변화로 평가된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왼쪽)과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대표(오른쪽) /사진 제공=신한금융

회추위는 9월 절차 개시 후 2개월간 심층 검증을 진행했다. 평가 항목은 △성과 △리더십 △전략 실행력 △조직 이해도 △평판 등으로 구성됐으며, 내부·외부를 막론한 후보군을 상정해 단계별 논의를 거쳤다.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따른 독립성과 투명성 확보가 핵심이다.

최종 회추위는 12월4일 열린다.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확대 회추위에서 후보별 프레젠테이션, 심층 면접, 평판 조회 리뷰가 한 번에 진행된다. 단일 후보는 전체 이사회를 거쳐 확정되며,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된다.

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를 받는 바탕에는 높은 실적이 있다. 신한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조46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0.3% 늘었다. 글로벌·디지털 전략 재편으로 해외사업 기반을 확대한 점도 주목된다. 신한금융의 1분기부터 3분기까지의 글로벌 손익은 65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4% 증가했다. 지난해 글로벌 손익이 7589억원을 기록한 만큼 올해는 8000억원을 넘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룹 전반의 건전성 지표도 개선되고 있다. 신한금융의 3분기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76%로 직전 분기 대비 0.05%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0.31%로 △1분기 0.34% △2분기 0.32%보다 낮아졌다. 총자산은 2022년 664조3442억원에서 2025년 3분기 782조9403억원으로 약 118조원 증가했다. 3분기 보통주자본비율(CET1) 역시 13.56%로 올해 목표치(13.1%)를 조기 달성했다.

신한금융 순이익 및 보통주자본(CET1) 비율 추이 /그래픽=류수재 기자

숏리스트에 오른 다른 내부 후보 2명도 경영 성과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정 행장은 총자산 440조원대의 신한은행을 이끌며 연체율 0.29%,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0.34% 수준을 유지하는 등 건전성 관리에 힘을 실었다. 고금리 환경에서도 투자은행(IB)·글로벌·자산관리(WM)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실적 기반을 지켰다. 신한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작년보다 8% 이상 증가한 2조9715억원이다.

이 대표는 1월 취임한 뒤 지난해 발생한 파생상품 거래 손실 사태의 소방수 역할을 맡았다. 리스크관리 체계를 재정비하고 IB·WM 중심의 수익 기반을 회복하는 데 힘을 쏟았다. 이러한 전략으로 3분기 신한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141.2% 증가한 100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증권업 특성상 변동성이 큰데도 안정적인 실적을 내며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차기 회장 선임 작업 초기부터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조해 왔다"며 "회추위 사무국을 신설하고, 외부 후보에게도 동일한 수준의 정보 설명 기회를 제공한 것은 공정성 강화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로 해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