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슈퍼크루즈’ 쓰려면 2억7757만원 내야...대중화 가능성 물음표[현장+]

2025-11-19     조재환 기자
국내 최초로 '슈퍼크루즈' 주행보조(ADAS)가 탑재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사진=조재환 기자

 

GM 한국사업장이 19일 출시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에 차세대 주행보조(ADAS) 시스템 슈퍼크루즈가 탑재됐다. 미국과 중국에 이어 한국이 전 세계 세 번째로 슈퍼크루즈 탑재 국가가 된 것이다. 하지만 에스컬레이드 IQ의 국내 판매 가격이 2억7757만원에 달해 슈퍼크루즈가 대중화된 기능으로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핵터 비자레알 GM 한국사업장 사장은 19일 서울 강남구 엔헤이븐에서 열린 출시 행사장에서 “최초의 핸즈프리 ADAS 기능인 슈퍼크루즈를 한국에 도입해 에스컬레이드 IQ로 즐길 수 있게 됐다”며 “에스컬레이드 IQ는 혁신과 기술의 새로운 차원을 보여주는 차량이다”고 말했다.

GM 한국사업장이 에스컬레이드 IQ로 처음 선보인 슈퍼크루즈는 국내 약 2만3000㎞의 주요 고속도로와 간선도로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내부 별도 지도 데이터를 활용해 시스템이 사용 가능 여부를 판단하며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면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주행이 되는 것이 특징이다.

GM 한국사업장은 슈퍼크루즈가 2017년부터 충분한 주행 데이터를 쌓아왔기 때문에 안전사고 우려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채명신 GM 한국사업장 디지털비즈니스총괄 상무는 “지금까지 23개 모델에서 슈퍼크루즈가 제공되고 있다”며 “2017년부터 지금까지 슈퍼크루즈 탑재 차량의 주행거리는 총 8억7700만㎞로 지구 둘레를 2만번 이상 돈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슈퍼크루즈 탑재 차량은 이러한 거리를 안전사고 없이 주행했다”며 “최근 주말에 에스컬레이드 IQ로 1000㎞ 구간을 주행한 결과 100㎞ 정도 왔다갔다 한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차량 내부 클러스터에 등장하는 ADAS 그래픽/사진=조재환 기자

 

다만 슈퍼크루즈의 국내 대중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에스컬레이드 IQ의 높은 가격과, 슈퍼크루즈 탑재 차량 확대에 대한 GM 한국사업장의 전략 부재 때문이다.

GM 한국사업장에 따르면 에스컬레이드 IQ의 국내 판매가격은 2억7757만원(개별소비세 3.5%)으로 이달 말 국내 인도될 예정인 테슬라 사이버트럭(1억4500만원부터)보다 높다. 윤명옥 GM 한국사업장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한국에 슈퍼크루즈를 투입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큰 투자를 진행했다”며 “가격을 사전에 공개했음에도 대기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GM 한국사업장은 에스컬레이드 IQ의 국내 판매 물량에 대한 구체적 수치를 밝히지 않았다.

최근 한·미 관세 협상 결과 미국 연방자동차안전기준(FMVSS) 준수 차량 5만대 수입 기준이 폐지되면서 슈퍼크루즈 탑재 차량의 국내 도입 비중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GM 한국사업장은 이에 맞춘 전략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쉐보레 브랜드의 슈퍼크루즈 적용 여부도 감감무소식이다. GM 한국사업장 관계자는 “고객의 수요에 따라 유연하게 반응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

이날 출시된 에스컬레이드 IQ는 205㎾h 용량의 파우치형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국내 인증 주행거리는 최대 739㎞(도심 776㎞, 고속 692㎞)다. 배터리셀은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사인 얼티엄 셀즈가 생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