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인베스트먼트, 경영권 분쟁 일단락…신규 펀드 조성 도전

2025-11-19     김가영 기자

 

국내 벤처캐피탈(VC) 송현인베스트먼트가 신규 펀드 결성을 위해 다양한 출자사업에 연이어 도전하고 있다. 올해는 내부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며 일부 펀드에서 위탁운용사(GP) 지위를 반납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신규 펀드 조성을 통해 다시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9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송현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이 진행하는 ‘2025년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 5차 추가 출자사업’의 농식품계정 스마트농업 분야 GP 심사에 지원했다. 본 사업은 단일 GP를 선정해 120억원을 출자하고 최소 200억원 이상 규모의 자펀드 결성을 목표로 한다. 주목적 투자대상은 스마트농업 및 탄소중립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농식품경영체이며 성과보수 기준수익률은 연 2%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이번 사업에서 송현인베스트먼트는 이크럭스벤처파트너스와 컨소시엄(Co-GP)을 구성해 응모했다. 경쟁사는 △엘에프인베스트먼트 △한국가치투자–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Co-GP) 등으로 총 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농금원은 이달 중 최종 GP 선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송현인베스트먼트는 앞서 지난달 ‘2025 IBK 혁신펀드’ K-Tech(첨단산업) 분야에도 도전했지만 서류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해당 분야에는 4곳의 GP 선발에 29개 운용사가 몰리는 등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다만 업계에서는 내부 경영권 분쟁과 GP 반납 이력으로 인해 출자자(LP)들의 신뢰가 약해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송현인베스트먼트는 2012년 설립된 뒤 2023년 무궁화신탁에 매각되며 대주주가 서울에쿼티파트너스로 변경됐다가 지난해 다시 서울프라이빗에쿼티(PE)로 인수되는 등 2년 사이 두 차례 대주주 변경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남기승 전 대표 등 핵심 인력의 이탈이 이어졌고, 이사회와 경영진 간의 갈등도 장기화됐다. 최근에는 김영규 대표가 신규 선임되며 등기 절차를 마무리해 정상화 국면에 들어선 상황이다.

벤처투자회사 전자공시(DIVA)에 따르면 송현인베스트먼트는 현재 5개 펀드, 총 1682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가장 최근 결성한 펀드는 930억원 규모 ‘송현 e-신산업 펀드’다. 한편, 지난해 바로벤처스와 공동 운용(Co-GP)하던 ‘바로–송현 피닉스 재도약 투자조합(260억원)'과 ‘송현–바로 스마트워터 지역혁신 투자조합(200억원)'은 경영권 분쟁 심화로 송현인베스트먼트가 GP 지위를 박탈당해 더 이상 운용할 수 없게 됐다. 이 때문에 신규 펀드를 통한 드라이파우더 확보는 사실상 필수 과제가 된 상태다.

이번 농금원 출자사업은 비교적 경쟁률이 낮은 데다 송현인베스트먼트가 GP 지위를 반납했던 두 펀드의 앵커LP가 모두 모태펀드(한국벤처투자)였던 점을 고려하면 별도의 패널티 없이 농금원 출자사업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펀드 결성 여부에 따라 송현인베스트먼트가 내홍에서 벗어나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