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내년 30% 성장 가능…삼성바이오 영업익 넘어선다”

2025-11-19     주샛별 기자
19일 오전 10시 열린 셀트리온 온라인 간담회에서 서정진 회장이 답변하고 있다. / 사진=셀트리온

“합병의 터널을 이제 막 빠져나왔다. 4분기부터는 매출이 30% 이상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며, 매출 원가율은 35% 이하로 관리될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40%를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

19일 오전 10시 열린 셀트리온 온라인 간담회에서 서정진 회장이 이같이 말했다. 

서 회장의 자신감엔 최근 출시한 제품의 가파른 성장세에 기인한다. 셀트리온은 최근 출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테키마’(우스테키누맙)를 비롯해 ‘앱토즈마’(토실리주맙), ‘스토보클로-오센벨트’(데노수맙) 등이 빠르게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 

 

내년 1월 5일 릴리 인수 공장 본격 가동

셀트리온은 스테키마와 앱토즈마 등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신규 치료제의 성공적인 출시가 매출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서 회장은 “4분기에는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늘어나는 제품도 있고,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제품도 있을 것”이라며 “2026년에는 신규 제품들의 비중이 더 높아질 것이며, 이에 따라 매출이 올해 대비 최소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비교해 봐도 분기별 영업이익 경쟁이 가능할 정도로 체계가 갖춰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셀트리온은 시장이 주목하는 미국 관세 우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서 회장은 미국 뉴저지에 위치한 릴리 공장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관세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서 회장은 “우리는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기본 원칙을 준수하며, 이를 통해 관세 문제를 해결하고 원가 압박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1월 5일 뉴저지 공장에서 공식적인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며, 그에 맞춰 공장 증설 계획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셀트리온은 릴리 공장이 보유한 1만1000ℓ 바이오리액터를 기존 6개에서 12개까지 늘릴 방침으로, 이를 위해 약 700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행보는 단순히 공장 증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셀트리온이 미국 정부의 의약품 품목 관세를 완전히 면제받을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셀트리온이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서 회장은 “미국에서의 생산 기반이 안정되면 원가 압박을 줄일 수 있으며, 12월 내로 CMO 계약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날 최종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셀트리온이 미국 정부의 가격 압박 및 관세 요구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사주 100% 소각…공격적 투자 어려워져”

이 밖에 서 회장은 자사주 소각과 매입을 통한 주주친화정책 전략과 함께 셀트리온 비상대책위원에서 임시 주주총회 안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집중투표제’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저는 셀트리온 홀딩스의 98.5% 주주로서 오는 12월에 3300억원 규모의 추가 주식 매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주식 매입이 기존 1250억원을 포함한 총 7500억원 규모로, 주식이 저평가된 시점에서 매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1조원 범위 내에서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가 주식을 매입하고, 1년이 지난 후 재무 구조를 고려해 분할 매각할 계획”이라며 “12월 예정된 3300억원 규모의 매입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 회장은 ‘자사주 100% 소각’에 대해서는 우려를 내비쳤다. 서 회장은 “현재 남은 자사주를 100% 소각한다고 해도 회사의 현금 유동성에 문제는 없다”면서도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게 되면 공격적인 투자가 어려워지고, 슬로우다운에 돌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 회장은 2026년 9월부터 시행되는 2차 상법 개정안에 따라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에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적용되는 것과 관련해 “셀트리온은 이사회 구조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서 회장은 “애초에 우리 이사회는 단순히 형식적인 거수기 역할을 하지 않는다”며 “이사회 의장으로서 저 역시 사전 보고를 받지 않고, 다른 이사들과 동일한 수준에서 논의 내용을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 안건은 다수결로 밀어붙이지 않으며, 모든 이사가 동의할 때까지 충분히 설명하고 논의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이어 “다른 회사들이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해 준비하는 대로 우리도 준비하겠지만, 셀트리온에 큰 문제나 어려운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저는 최대주주이자 회장으로서 이사들과 직원들, 주주들에게 떳떳하지 않은 방식으로 경영권을 행사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