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워치] 코스닥 첫 도전 나선 英 테라뷰, 한국 거점으로 '아시아 공략'
“한국과 아시아가 테라뷰의 핵심 비즈니스 무대가 되고 있기 때문에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한다.”
초정밀 검사장비 기업 테라뷰가 19일 주한영국대사관 애스턴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영국 기업 최초로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배경과 향후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다.
2001년 설립돼 테라헤르츠(THz) 기술 기반의 초정밀 검사장비 및 솔루션을 개발하는 테라뷰는 영국 기업 중 처음으로 국내 증시 입성을 시도하고 있다. 테라헤르츠 기술은 X레이·초음파 등 기존 방식의 한계를 보완·대체할 수 있어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등 첨단산업 전반에 활용된다.
테라뷰는 이번에 총 500만 한국예탁증서(KDR)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는 7000~8000원, 공모 규모는 350억~400억원이다. 수요예측은 이달 13~19일 진행됐으며 일반청약은 21~24일, 상장 예정일은 다음 달 9일이다. 대표주관사는 삼성증권이며, 공모자금은 주로 해외사업 확대와 연구개발(R&D)에 투입될 예정이다.
테라뷰는 이번 공모에서 총 500만 KDR을 발행한다. KDR은 외국 기업이 자국 주식을 한국예탁결제원에 맡기고 국내에서 발행하는 지분 증서로 상장 이후 다른 코스닥 주식과 동일하게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주식예탁증서(DR) 투자자의 권리 보호에 대한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한국·영국 양국의 법률자문과 한국거래소(KRX)·한국예탁결제원(KSD)과의 협업을 거쳐 보호장치를 명확히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돈 아논 테라뷰 대표는 코스닥 상장 추진 배경에 대해 “한국과 아시아가 테라뷰의 주력시장으로 자리 잡았으며, 특히 반도체와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의 핵심 고객이 한국에 집중돼 있다”며 “IPO로 한국 고객사에 대한 신뢰와 파트너십 의지를 명확히 전달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테라뷰는 상장 이후 한국 내 제조·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자동화부품의 현지생산도 강화할 계획이다. 또 한국을 아시아 지역 허브로 삼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만 등 주요 지역에 거점을 확장할 방침이다. 영국뿐 아니라 한국에도 R&D팀을 두고 고객사와의 협업을 강화해 제품 개발 속도와 경쟁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가졌다.
회사 실적은 매출 확대 초기 단계다. 최근 회계연도(2024년 5월~2025년 4월) 기준 매출은 76억원, 영업손실은 6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기술 상용화와 함께 수주가 증가하면서 성장세가 가팔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논 대표는 “지난 12개월 동안 주문이 약 100% 늘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테라뷰는 내년 매출 251억원, 영업이익 35억원의 흑자전환이 목표라면서 2028년까지 매출 738억원, 영업이익 222억원 달성을 제시했다.
주력 제품군은 반도체 검사장비 ‘EOTPR’ 시리즈와 코팅 검사장비 ‘TeraCota’ 시리즈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따라 테라헤르츠 기반의 검사 솔루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반도체 검사장비 매출 비중은 전체의 60~65% 수준이다.
주요 고객사에는 엔비디아도 포함돼 있다. 테라뷰는 엔비디아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엔비디아가 EOTPR을 모든 칩 공급사들의 필수장비로 권장하는 내용을 공식 문서로 발표한 바 있다. 회사는 반도체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국방, 항공, 가전, 통신, 의료 등 다양한 산업으로 적용 분야를 넓혀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