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자회사 레벨스, 흑자 자회사로 NFT 부진 타파할까
두나무가 대체불가토큰(NFT) 플랫폼 사업 법인인 레벨스(Levvels Inc.)의 지배지분율을 높이고,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 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했지만 레벨스 본업은 여전히 적자 구조다. 레벨스는 수익이 나고 있는 자회사를 두고 있음에도 자체 사업에서 100억원대 손실을 기록했다.
레벨스는 두나무와 하이브의 합작 형태로 설립된 미국 법인이다. NFT 플랫폼 서비스 개발과 운영이 주요 사업이다. 이 회사는 원래 두나무와 다른 주주가 함께 의사결정을 하던 공동기업이었으나 올해 3월 두나무가 지배력을 확보하면서 종속기업(자회사)으로 바뀌었다.
올해 3분기 기준 두나무의 레벨스 지배지분율은 74.99%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65%였지만 지배력 확보 이후 올라갔다. 지분 추가 취득과 주주 간 합의를 통해 두나무의 영향력이 커진 것이다. 지배지분율은 종속회사 성과 가운데 모회사 몫이 얼마인지를 보여주는 비율이다. 레벨스의 이익과 손실 중 74.99%가 두나무 주주에게 귀속되고, 나머지는 레벨스 다른 주주 몫인 비지배주주 몫으로 처리된다.
아직 레벨스는 적자 기업이다. 레벨스는 2024년 기준 영업수익(매출) 3억8667만원, 당기순손실 123억1803만원을 기록했다. 2023년에도 영업수익 5억3283만원, 당기순손실 179억5307만원으로 두 해 연속 100억원대 손실을 냈다. 단 이는 레벨스가 두나무의 종속기업으로 편입되기 전 공동기업·관계기업으로 분류되던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
두나무는 레벨스를 종속회사로 편입하면서 기존에 보유하던 지분을 공정가치로 다시 평가했다. 취득일 이전대가는 326억1704만원, 취득 당시 식별 가능한 순자산의 공정가치는 178억1532만원으로 잡혔다. 취득일은 올해 3월 두나무가 레벨스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해 종속회사로 편입한 날이다. 취득일 이전대가는 그때까지 보유하고 있던 레벨스 지분(지분율 65.00%)을 취득일 현재 시가 기준으로 다시 평가해 잡은 금액이다. 두나무가 장부에 인식한 영업권만 212억259만원으로, 향후 레벨스가 만들어 낼 무형 가치를 그만큼 높게 본 셈이다.
두나무의 송치형 회장과 임지훈 사내이사가 레벨스의 디렉터(Director) 직책을 겸직하고 있다. 두나무가 이 회사를 단순 투자 대상이 아니라 직접 책임지고 키우는 사업 축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두나무는 레벨스를 종속회사로 편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아래에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 회사를 인수했다. 바로 주식회사 아카이브엔터테인먼트다. 아카이브엔터테인먼트는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국내 법인이다. 3분기 중 지분 취득을 통해 신규 종속회사로 편입됐다.
올해 8월 레벨스는 아카이브엔터테인먼트의 지분 80%를 취득했다. 이에 두나무 기준 아카이브엔터테인먼트를 향한 지배지분율은 60%다. 아카이브엔터테인먼트는 2023년 설립돼 지난해 총자산 7794만원, 당기순이익 3903만원을 기록했다. 몸집은 작지만 실제로 이익을 내고 있는 흑자 회사다.
다만 레벨스의 연간 순손실이 2024년 기준 123억1803만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아카이브엔터테인먼트 한 곳의 연간 3903만원 흑자로는 레벨스 사업 전체의 적자를 메우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즉 흑자 자회사를 품었지만 레벨스 자체 사업 구조는 여전히 대규모 손실을 내고 있는 셈이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두나무는 레벨스의 지배력 획득과 아카이브엔터테인먼트 신규 편입으로 비상장 종속회사 수가 13개에서 15개로 늘었다. 이후 3분기에는 증권플러스비상장 주식회사가 물적분할 후 일부 지분 매각으로 지배력을 상실해 관계기업으로 바뀌며 연결 대상에서 빠졌다.
현재 두나무는 NFT 플랫폼과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 사업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모습이다. 레벨스는 작년 10월 크리에이터 제작상품(굿즈) 플랫폼 ‘버디(Vuddy)’를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버디는 버추얼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터들의 포토카드, 실물 굿즈 등을 판매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반면 올해 6월에는 NFT 플랫폼 ‘모먼티카’ 서비스를 종료했다.
다만 레벨스가 1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내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수익모델을 어떻게 재검토하고 추가 지원을 어떤 방식으로 이어갈지는 과제로 남는다.
레벨스 관계자는 “레벨스는 아티스트, 크리에이터들과 팬덤 간의 새로운 경험을 창출하는 것에 방향성을 두고 있다”며 “올해 인수한 아카이브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다양한 영역의 크리에이터들에게 플랫폼 버디를 통해 확장된 사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IP에 대한 투자와 버디를 통해 사업적 시너지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