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통 공룡' 타깃, 소비 둔화 속 연간 이익 전망 하향
미국 대형 유통사 타깃이 부진한 실적을 공개하고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장기화 속 미국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인 탓이다.
19일(이하 현지시간) 타깃은 지난 1일 마감된 3분기 매출이 252억7000만달러라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253억2000만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78달러로 이 또한 예상치인 1.72달러를 밑돌았다.
지난 분기 매장 및 온라인 고객 트래픽은 전년 대비 2.2% 감소했고 동일매장매출도 2.7% 줄었다. 동일매장매출은 3개 연속 분기 역성장했다.
릭 고메즈 최고상업책임자(CCO)는 소비자 행동이 전 분기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며 고객들이 “비용을 최대한 아끼고 특히 식품, 필수품, 뷰티처럼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분야에서는 가치를 우선시하며 지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다른 소매업체들도 재량지출이 감소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제품에 대해서는 지출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홈디포는 3분기 이익이 감소하고 주택 개보수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타깃은 연간 조정 EPS를 기존 7~9달러에서 7~8달러로 하향했다. 연말 쇼핑 시즌이 포함된 4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기존에 제시한 전년 동기 대비 한 자릿수 초반대 감소에 유지했다. 다만 고메즈는 소비자들이 올해는 할로윈과 같은 연휴 기간에도 선택적으로 지출했고 이 같은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타깃의 매출은 4년 넘게 정체된 상태다.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눈에 띄는 상품, 고객 응대 서비스 등 과거 장점으로 꼽혔던 분야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다양성·형평성·포용(DEI) 프로그램 폐지 이후 일부 고객들의 보이콧도 매출 부진 원인으로 꼽힌다. 매출 부진 속 타깃은 지난달 직원 18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전체 인력의 8%로 10년 만에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이다.
타깃 주가는 2021년 말 사상 최고가 대비 약 67% 하락했고 올해 들어서만 약 35% 떨어지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타깃은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직원들이 상품 진열과 고객 응대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매장 내 온라인 주문 처리 방식을 바꾸고 인공지능(AI) 기반 트렌드 분석 도구인 ‘타깃 트렌드 브레인’을 도입했다. 또 이날 타깃은 오픈AI와 협력해 챗GPT 내에서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한 쇼핑이 가능해졌다고 발표했다. 이 기능의 베타 버전은 다음 주 출시된다.
내년 2월1일 CEO로 취임하는 마이클 피델케 차기 최고경영자(CEO) 내정자는 사업 우선순위로 좋은 디자인의 상품을 통한 타깃 브랜드 이미지 강화, 온라인 및 오프라인 쇼핑 경험의 일관성 확보와 기술을 활용한 사업 혁신 가속화를 내세웠다. 그는 매장을 되살리고 매출 회복을 위해 내년 투자 규모를 25% 늘려 자본지출을 50억달러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최고운영자(COO)이자 전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피델케는 내년 2월1일 CEO로 취임한다. 회사는 지난 8월 피델케가 오랜 기간 CEO를 지낸 브라이언 코넬의 뒤를 이을 것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