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인니법인, 쏘아올린 첫 흑자전환…중장기 청사진은

2025-11-20     류수재 기자
최근 분기별 KB국민은행 해외법인의 순이익 추이 /그래픽=박진화 기자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법인인 KB뱅크가 올해 3분기에 흑자전환했다. 현지 회계기준으로는 이미 흑자를 달성했지만 국내 국민은행 연결기준으로 적자를 이어오다 이번 분기에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부실채권(NPL) 매각이익의 인식시점 차이에 따른 일회성 요인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따른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그간 KB금융그룹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KB뱅크의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반등의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뱅크는 국내 회계기준으로 약 13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1분기 536억원, 2분기 273억원의 적자 흐름을 끊어냈다. 

KB뱅크는 2분기에 약 183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대량매각해 이익을 거뒀다. 이는 현지 기준으로 2분기에 즉시 인식됐지만, 한국의 보수적인 회계기준이 적용되는 연결기준으로는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에 시간이 소요돼 1개 분기 늦은 3분기에 반영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연결 관점에서 여전히 보수적인 회계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현지와 실적 차이가 발생했다"며 "KB뱅크의 경영이 정상화될수록 현지와 국내 간 실적 차이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B뱅크가 일시적으로 흑자를 기록한 가운데 전반적인 경영이 정상화 국면에 들어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은행이 2020년 KB뱅크의 경영권을 확보한 후 순손실을 내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2021년 9월 '턴어라운드 마스터플랜'을 가동하며 강도 높은 체질개선에 나서왔다.

실제로 2021년 말 65%에 육박했던 부실여신(LaR) 비율은 지난해 말 23% 수준까지 크게 하락했다. 반면 정상여신 규모는 2021년 19조4000억루피아에서 2024년 32조루피아로 매년 증가하며 여신 포트폴리오가 보다 우량한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과 불합리한 계약 관계를 정리하며 고물가 상황임에도 판관비를 경영권 인수 이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축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우량 대형은행과 같은 경영등급(RBBR)을 받았으며,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로부터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동일한 글로벌 신용등급(BBB)을 획득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은행은 KB뱅크의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장기반 재건' 단계를 지나 특정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은행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차세대뱅킹시스템(NGBS)을 도입했고 농업, 전기자동차(EV) 등 특화 분야에 대한 맞춤형 금융지원으로 차별화된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 KB뱅크는 자본구조 강화를 위해 자회사인 KB부코핀파이낸스 지분 85%를 JB우리캐피탈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슬람 은행인 KB뱅크샤리아 매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B국민은행의 다른 해외법인들도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캄보디아 KB프라삭은행(347억원)과 중국법인(65억원), 미얀마법인(19억원) 등이 각각 흑자를 기록하면서 3분기 국민은행의 해외법인 합산 순이익은 449억원으로 전 분기(348억원)보다 늘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B뱅크의 경영성과 개선을 통한 지속가능경영 토대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며 "디지털 기반 리테일 및 중소기업(SME) 비즈니스를 확대해 2027년부터 '중형 유니버설 은행'으로 도약하고 자생력 있는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