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CEO 인사 시즌]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연임' 굳히기…1기 성과 조명

2025-11-21     류수재 기자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사진 제공=새마을금고중앙회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창립 60년 이래 사상 첫 직선제 연임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 회장의 1기 임기 동안 위기 관리 리더십과 실적 방어를 시현한 가운데, 최근 금고법 개정 등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그의 차기 회장 대세론이 굳어지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김 회장이 '새마을금고 비전 2030 위원회'를 발족하며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며 경영 정상화의 기틀을 다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만큼, 이번 선거에서 전국 1262명의 이사장의 표심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12월17일 제20대 중앙회장 선거를 실시한다. 상호금융권 복수의 관계자는 "새마을금고의 경우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데,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을 들어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는 2023년 12월 박차훈 직전 회장이 물러난 이후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45.1%의 득표율로 당선되며 첫 직선제에서 당선됐다. 단위금고 이사장 1명이 1표씩 행사한 결과이다.

김 회장 1기 성과는 '위기 관리'와 '시스템 정상화'로 요약된다. 취임 직후 경영혁신자문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중앙회 조직을 대폭 축소하고, 리스크관리최고책임자(CRO)를 신설하는 등 조직 쇄신을 단행했다. 또 깜깜이 경영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9월 '통합재무정보시스템'을 구축해 1200여개 개별 금고의 경영 상태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결단을 내렸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부실채권(NPL) 관리 시스템의 체계화다. 새마을금고는 7월 부실채권 정리를 전담하는 손자회사 'MCI대부'를 '새마을금고자산관리회사(MG AMCO)'로 확대 개편해 출범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새마을금고는 상반기 3조8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각했다. MG AMCO는 분기마다 부실채권을 일괄 매각하는 체계를 갖췄다. 기존의 산발적인 정리에서 벗어나 조직화된 관리 체계로 전환한 것이다.

건전성 개선 결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연체율이 상반기 8.37%에서 3분기 6.78%로 1.59%p 하락하며 안정세에 진입했다. 새마을금고 예금인출 사태가 벌어졌던 2023년 6월 연체율 6% 수준을 회복한 셈이다. 김 회장은 연말까지 연체율을 5%대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새마을금고 주요 재무 지표 추이 / 그래픽=류수재 기자

이와 함께 자회사 실적 개선은 김 회장의 경영 능력을 뒷받침한 요소로 꼽힌다. 2월 인수한 자회사 MG캐피탈은 인수 반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MG캐피탈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97억원을 기록했으며, 연체율 또한 3.00%로 전년 동기(6.78%) 대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자회사 포트폴리오 재편과 자금 지원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선거 구도 역시 김 회장에게 유리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실상 대항마가 부재하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유재춘 서울축산새마을금고 이사장과 장재곤 종로광장새마을금고 이사장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중량감 면에서 현직 회장을 넘어서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유 이사장이 내세운 채무조정 채권의 이자 인식 등의 공약은 금융당국의 건전성 강화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1월 새마을금고법이 개정된 점도 김 회장 연임에 힘을 싣고 있다. 최초이자 마지막 연임 회장이라는 상징성을 지닐 수 있어서다. 법 개정에 따라 회장은 4년 단임제로 임기를 보내며 재임 중인 회장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현재 구조조정을 완수할 수 있는 시간도 보장받을 수 있는 셈이다.

새마을금고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으나, 이는 선거 판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마을금고는 올 상반기 1조328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잠재적 부실을 한꺼번에 털어내는 '빅 배스(Big Bath)' 전략에 대손충당금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호금융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은 2년간 뱅크런과 PF 부실이라는 역경 속에서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며 "인지도와 조직 장악력을 갖춰 대항마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