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차바이오 빅딜] 카카오가 손절한 카카오헬스케어…지분 반토막에 처분

2025-11-20     주샛별 기자
/사진=카카오헬스케어

자회사인 카카오헬스케어의 지분 100%를 들고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던 지주사 카카오가 80%가 넘는 지분을 차그룹계열사에 팔았다. 지주사 차원에서 유상증자 또는 회사채 발행 등으로 카카오헬스케어에 충분히 자금 조달을 할 수 있었음에도, 이 회사가 부분자본잠식에 직면하는 등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자 결국 경영권을 차그룹에 넘기고, 사실상 자금만 확보한 채 손을 뗀 것으로 보인다. 

 

장부가액 절반에 카카오헬스케어 넘겼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분 100%(1818만주)에 대한 81.7%(1485만2534주)를 차그룹계열사인 차케어스에 매각한다. 매각 대금은 약 700억원이다. 현재 카카오 100% 지분에 대한 장부가액은 1809억원으로, 단순 환산 시 81.7%는 1477억9000만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러나 카카오는 장부가액의 반토막인 700억원에 카카오헬스케어를 넘겼다. 그야말로 헐값에 처분한 셈이다.

이는 최근 카카오가 전사적 차원에서 문어발식 확장을 지속했던 부실 계열사들을 정리하는 가운데, 수년째 적자를 이어온 카카오헬스케어도 이를 피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주주서한을 통해 “취임 당시 132개였던 계열사를 1년 반 만에 99개로 줄였고, 연말까지 80여개로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카카오헬스케어는 모바일 혈당관리 솔루션 ‘파스타’를 통해 외형확장에는 성공했으나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19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3% 증가한 반면, 영업손실은 349억원으로 58.5% 증가했다. 결손금은 838억원이 쌓이며 지난해(292억원) 보다 1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본총계 668억원, 자본금 759억원으로 보유 자본금 대비 자본총계가 감소한 부분자본잠식에 문제에 직면해 있다. 

 

새주인 맞았다 …경영진 교체 불가피할 전망

이번 투자 구조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차케어스·차AI헬스케어가 700원 규모로 카카오로부터 카카오헬스케어 지분을 취득한다. 카카오는 확보한 자금 중 300억원을 차바이오텍 지분 인수에, 400억원을 카카오헬스케어 지분 재투자에 활용한다. 여기에 차AI헬스케어는 100억원을 별도로 투입한다.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500억원의 추가 자금도 확보한다. 해당 거래가 내년 1분기까지 두 차례에 걸쳐 마무리되면 카카오헬스케어의 지분 구조는 차케어스·차AI헬스케어 43.08%, 카카오 29.99%, 외부 투자자 26.93%로 재편성된다. 

이에 따라 새 주인을 맞은 카카오헬스케어에 유의미한 변화가 감지된다. 카카오의 본체가 IT인 만큼, 그룹이 보유한 병원 인프라를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 솔루션과 환자 편의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문가들은 AI를 활용한 디지털헬스케어의 종착지가 ‘의료 데이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가 앞서 1만7000개 병상과 3000만명의 의료 데이터를 확보한 것도 이러한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다만 이러한 과정에서 기존 경영진 및 인력의 일부 교체나 충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헬스케어 관계자는 “의료 글로벌 전문성을 지닌 차바이오그룹과의 시너지로 온오프라인 연계 사업 확장 및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