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월 고용, 전망치 두 배 이상 상회…실업률 소폭 상승
미국의 9월 고용이 기대 이상으로 증가해 노동시장 상황이 예상보다 양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실업률은 소폭 상승해 고용 둔화 위험이 남아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는 9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11만9000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진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5만건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8월은 4000명 감소로 수정됐고 7월도 이전에 발표된 수치에서 7000명 하향된 7만2000명으로 수정됐다.
실업률은 4.4%로 소폭 상승해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시적인 실업 상태거나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포함한 광의의 실업률(U-6)은 8%로 소폭 하락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8% 상승했다.
9월 의료 분야 고용이 4만3000건 늘어나 증가세를 견인했다. 음식·주점 업종은 3만7000건, 사회복지 서비스는 1만4000건 늘어났다. 반면 운송·물류 분야는 2만5000건 줄었고 연방정부는 3000건 줄어 연초 이후 누적 9만7000건 감소를 기록했다. 전문·비즈니스 서비스 분야에서도 2만건이 감소했다.
가계조사에서는 노동시장이 다소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취업자는 25만1000건 증가했고 경제활동인구는 47만명 늘어나며 사상 최고치인 1억7120만건을 기록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5월 이후 최고치인 62.4%로 나타났다. 전일제 고용은 67만3000건 증가했고 시간제 취업자는 57만3000명 줄었다.
이번 보고서는 사상 최장 기간 이어진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여파로 공개가 지연됐고 9월 초 이후 처음으로 공개된 노동시장 관련 자료다. BLS와 경제분석국(BEA) 등 주요 통계기관은 44일간 이어진 셧다운 기간 동안 자료를 수집하거나 발표하지 못했다.
구인 플랫폼 글래스도어의 다니엘 자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9월 고용보고서는 셧다운 이전 노동시장이 여전히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며 “비농업 고용이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8월 고용이 감소로 수정되고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전반적인 상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는 “이 수치는 두 달 전 상황의 스냅샷일 뿐이며 지금 11월 상황은 반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9월 고용 증가가 의료 분야를 비롯한 일부 산업이 주도하며 매우 제한적인 범위에 그쳤다고 지적한다. 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각종 경제 정책으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기업들이 신규 채용이나 해고 모두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Y-파르테논의 리디아 부수르 이코노미스트는 “겉으로 보면 9월 헤드라인 고용 증가는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록상 가장 긴 정부 셧다운을 앞두고 고용 증가세가 여전히 취약하고 특정 분야에 집중돼 있었다는 점이 드러난다”고 진단했다.
씨티그룹의 베로니카 클라크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보고서에 드러난 상황을 고려하면 “10월의 고용 증가는 훨씬 약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번 수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달 9~10일 예정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 마지막으로 참고할 수 있는 고용보고서다. 최근 다수의 연준 위원들이 인플레이션 위험을 이유로 매파적 발언을 내놓은 이후 시장의 12월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은 크게 후퇴했다. 또 전날 공개된 10월 FOMC 의사록에서도 여러 위원들이 금리동결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지표 발표 지연으로 12월 결정을 앞두고 있는 연준의 딜레마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월 회의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들은 경제지표가 부족한 상황에서 결정을 내리는 데 이미 어려움을 느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노동부는 별도의 발표를 통해 지난 15일로 끝난 주간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2만건이라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2만7000건을 밑돌고 직전 주 대비 8000건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