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운용, 시그니쳐타워 1조700억 인수 거래 종결
KB자산운용이 최근 인수한 시그니쳐타워의 매입 대금 납입을 마무리했다. 이지스자산운용 등에 납입한 약 1조600억원 중 7445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이밖에 KB증권, KB스타리츠, 금호석유화학 등을 펀드의 신규 주주로 참여시키며 거래를 완료했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이지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30호의 지분 인수 비용 마련을 위해 복수의 대주단과 2027년 11월까지 7445억원을 차입하는 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대주단으로 참여한 케이비시그니쳐제일차는 선순위 6773억원 중 1000억원을 제공하고 이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을 통해 유동화했다. KB국민은행은 유동화 주관을 맡았으며, ABCP 차환 발행에 차질이 생길 때 이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보증을 제공한다.
이지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30호는 2017년 이지스자산운용이 시그니쳐타워를 인수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다. 당시 신한자산운용(옛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으로부터 약 7200억원에 건물을 매입했고 최근 KB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며 이를 1조346억원에 사들이게 됐다.
시그니쳐타워의 인수 대금 총액은 부대비용 및 예비비를 포함해 1조695억원이다. KB자산운용은 건물 매입을 위해 시그니쳐타워를 담보로 인수금융 7445억원을 일으키고 나머지 2936억원을 펀드 신주 발행을 통해 조달했다. 펀드가 발행한 신주는 임차인인 금호석유화학과 KB증권, KB자산운용과 KB스타리츠 등이 인수했다.
우선주로 발행하는 1종 수익증권은 금호석유화학(500억원), KB스타리츠(160억원) 등이 인수한 후 남은 지분을 KB증권이 전액 인수한다. 보통주로 발행하는 2종 수익증권은 KB자산운용, KB코어플러스블라인드펀드제1호, KB스타리츠가 나누어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주의 우선주 배당률은 6.8%이다.
시그니쳐타워는 2011년 준공한 지하 6층~지상 17층, 연면적 9만9997㎡ 규모의 오피스 건물이다. 지하철 2호선과 3호선이 지나는 을지로3가역과 인접해 있으며 금호석유화학을 비롯해 루이비통모에헤네시, 코리안리, 패스트파이브 등이 주요 임차인으로 입점해 있다. 현재 임대율 100%를 기록할 정도로 사업성이 우량하다는 평가이다.
특히 시그니쳐타워의 21%를 임차 중인 금호석유화학과 코리안리는 나이스신용평가 기준 각각 A+, AA의 신용등급을 기록할 정도로 건전한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장기간 계약 유지를 통한 임대수익 확보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내년부터 중심업무지구(CBD) 공급 과잉으로 해당 지역 오피스의 임차인 확보가 어려울 것이란 점이 변수다. 이에 KB자산운용은 임차 구조 장기화 및 신규 임차인 유치로 공실률 최소화에 나설 예정이다. 인수하는 펀드의 만기가 2032년인 만큼 만기 내 조기 매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시그니쳐타워는 주요 임차인과 장기 계약을 유지 중이고 양호한 대중교통 접근성 등 투자 매력이 충분한 오피스”라며 “일부에서 오피스 공급 과잉을 예견하고 있음에도 수익성 확보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