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사 리포트] 신라젠, '우성제약 합병'에 매출 160% 급증…체질 개선 가속
신라젠이 올 3분기 외형과 내실을 모두 챙기며 우성제약 합병 효과를 숫자로 증명했다.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하면서 상장 유지 리스크를 사실상 해소했고 새롭게 반영된 제약사업 수익으로 적자 폭도 크게 줄였다. 시장에서는 신라젠이 연구개발(R&D)에 집중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추며 구조적 전환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누적 매출 160% 확대 '우성제약 합병 효과'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라젠의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약 28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13억원) 대비 약 114% 증가했다.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6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24억원 보다 160% 이상 늘었다. 3분기 만에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액인 39억원을 넘어섰다.
적자 폭도 개선됐다. 올 3분기 신라젠의 영업손실은 약 61억원으로 전년 동기 약 76억원에서 약 15억원 줄었다. 당기순손실 역시 약 59억원으로 전년 약 79억원) 대비 약 20억원 축소됐다. 누적 기준으로 보면 영업손실은 174억원으로 전년 동기 193억원에서 19억원 줄었고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도 164억원으로 전년 196억원 대비 32억원 개선됐다. 매출 증가 효과와 비용 효율화가 동시에 반영되며 손익 구조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흐름이다.
이번 호실적의 배경에는 우성제약 합병 효과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신라젠은 지난 7월1일 우성제약과의 흡수합병을 완료한 뒤 이번 3분기부터 우성제약 제약사업부 실적을 연결 매출에 처음 반영했다. 우성제약은 수액·진통제 중심 안정적인 매출원을 보유한 제약사다. 연매출은 지난해 기준 81억원이다. 해당 매출이 신라젠 연결 실적에 유입되면서 3분기 외형 성장의 상당 부분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분기를 기점으로 신라젠은 관리종목 지정 우려에서 사실상 해방됐다. 회사는 지난 2016년 12월 기술특례상장 방식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지만 신약개발 중심 사업 구조 탓에 매출 변동성이 크다는 우려가 있었다. 시장에서는 상장 유지 요건인 연매출 30억원을 매년 넘길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올 3분기 마무리한 우성제약 합병으로 연매출이 안정권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의약품 매출 43억원, R&D 재투자 '선순환 구조' 확립
신라젠은 이번 우성제약 합병을 재무지표 보강에 그치지 않고 사업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전략적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항암 신약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유지하되 제약사업이라는 확실한 현금창출원으로 성장성과 안정성을 모두 확보하려는 구상이다.
이번 3분기에는 별도 의약품 판매 매출도 처음으로 잡혔다. 제품 38억원, 상품 5억원 등 총 43억원 규모다. 수익 구조 역시 기존 기타사업·라이선스 중심에서 제약사업이 주력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R&D 비중이 높은 바이오텍의 특성상 안정적 매출원이 마련됐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실제 올 3분기 회사의 매출 대비 R&D 투자액 비율은 150.2%로 작년 3분기 417.8%에서267.6% 포인트(p) 축소됐다. R&D 비용 자체만 놓고 보면 지난해 100억원, 올해 95억원 수준으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매출 확대로 인해 R&D 부담이 구조적으로 완화된 결과다.
신라젠은 이 같은 수익원을 기반으로 내년 파이프라인 고도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우성제약이 개발하던 수액제 '덱시부프로펜'의 상용화를 추진하는 한편 자체 항암 신약 'BAL0891'을 글로벌 제약사 비원메디슨과 공동 개발해 글로벌 진출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BAL0891은 향후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in-class)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파이프라인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우성제약 매출 반영은 단순한 숫자 변화가 아니라 회사 체질 개선의 첫걸음이다. 제약사업이라는 본업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 했다"며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신약개발에 집중하며 기업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